그 아이의 몫

by 남재준

한때는 생각했다.
그 아이도 나름 아팠겠지.
말하지 못했으니, 무언가 이유가 있었겠지.
나는 그렇게 감싸고, 그렇게 참아냈다.

그런데 이제는 안다.
그건 그 아이가 스스로 책임지지 않은 결과였다.
피하지 말아야 할 말들,
마주해야 했던 감정들,
그 모든 것을 끝내 외면한 선택.

나는 삼켰고, 그는 침묵했고,
나는 조심했고, 그는 방관했다.

아직도 그 아이에겐 갚지 않은 업보가 남았다.
지금 웃고 있어도,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고통은,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 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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