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론] 로스쿨 제도는 '최악'이고, 사법시험은 차악

박재연 씨의 「사법시험의 신화와 공정이라는 신기루」에 대한 비판적 고찰

by 남재준

– "좋은 법률가"를 양성하지 못하는 제도가 과연 옳은가 –

1. "공정" 논쟁은 본질이 아니다: 문제는 법률가의 자질과 구조적 실패다

박재연 씨는 "시험은 기계적으로만 공정하다"며 사법시험의 공정성을 비판하고, 로스쿨의 제도적 보완성과 재분배 구조를 강조한다.

하지만, 제도가 공정하냐 마냐 이전에 더 중요한 질문은 ‘법률가를 잘 뽑고 잘 기르고 있는가’이다.

그 기준에서 볼 때, 로스쿨은 최악의 제도다.
왜냐하면:

선발이 불투명하다 : LEET는 일반 논리시험일 뿐 법률가로서의 자질을 재는 데 부적절하고, 면접·자기소개서 등 정성평가는 심각한 불신을 낳고 있다.

양성은 실패했다: 교육보다 시험 대비 중심으로 재편되었고, 실무·공익·이론 모두 피상적 수준에 머무른다.

평가도 엉망이다: 변호사시험은 시험제도의 문제점을 그대로 이어받았고, 오탈자 문제와 사교육 유입을 보면 사법시험 시절보다 나아진 것이 없다.

이 모든 것이 ‘좋은 법률가를 길러내야 한다’는 기본 목표에서 벗어난 구조적 실패다.

2. 사법시험은 차악이었지만, 최소한 선발구조는 명료했다

박 씨는 사법시험을 "양반제 과거시험"에 비유하지만, 사실상 그 시험은 ‘자기 책임 하에 자기 실력으로’ 도전 가능한 거의 유일한 제도였다.

고시 낭인, 장기 수험, 암기 편중의 문제는 명백히 존재했다.

그러나 시험의 룰은 공정했고 예측 가능했으며, 누구든 도전할 수 있었다.

법조인은 학력과 남녀노소 불문 법학에 능하면 누구든 될 수 있다는 원리만큼 합리적이고 공정한 원칙이 어디있나?

로스쿨은 ‘양성’이 아니라 선발에서 필터링된 소수를 위한 학위장사로 전락한 측면이 있다.

다양한 출신대학에서 입학생이 나오고 장학금 제도가 있다고 하나, 그건 ‘외양의 다양성’일 뿐, 본질적 진입 장벽은 여전히 계층적이고 불투명하다.

3. "기초법학의 위기"는 로스쿨 도입 이후 더욱 심화되었다

박 씨는 “기초법학의 위기는 원래부터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문제를 희석하는 논리다. 오히려:

로스쿨 도입 이후 학부 법학과는 급속히 해체되었고,

법학 자체는 "수험테크닉"과 "스펙화된 실무과정"으로 쪼개졌다.

법철학·비교법·역사법학 같은 ‘규범의 깊이’를 다루는 학문은 거의 사장되고 있다.

즉, 로스쿨은 양성과 학문, 실무를 분리시키고 ‘법률가 양성’을 제도 아닌 ‘스펙 경쟁’으로 바꿔놓았다.

4. 진짜 책임은 시험이 아니라 제도 설계 실패다

박 씨는 로스쿨 입시나 변시의 문제를 "사법시험도 그랬다"고 상대화하려 한다. 하지만 이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간과한다:

사법시험은 선발제도일 뿐 교육·양성을 책임지지 않았다.

로스쿨은 양성제도이면서도 선발과 배출 모두를 병행한다.

그런데 입시도 불공정, 교육도 실패, 배출도 비정상이면 그것이야말로 ‘최악’의 삼중 구조다.

이 구조가 '제대로 된 법률가'를 길러낼 수 있을까?

5. 결론: 법률가 양성과 선발을 구분하지 않으면, 시스템은 부패한다

로스쿨은 제도 설계에 실패했으며, 사법시험이 낳은 부작용보다 더 포괄적이고 구조적인 해악을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박재연 씨가 말하는 “로스쿨은 생각보다 꽤 공정하다”는 주장은, 선발과 양성이라는 제도적 목적과 기능이 혼재된 채, 어떤 것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실을 외면한 자기합리화에 불과하다.

제안: 제도 논쟁을 넘어서야 한다

로스쿨-사시 이분법을 넘어, 진정한 양성과 공정한 선발을 분리 설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시험은 시험대로, 교육은 교육대로” 설계된 이중 구조(예: 변호사 예비시험 + 공공 로스쿨 등) 모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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