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설계ㆍ국정운영 역량 없는 포퓰리스트 정권
이재명 정부가 명시적으로 정책기조가 그렇다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감세ㆍ지출 확대로 귀결되려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AI 등 전략 산업 지원ㆍ복지 확대 등 대규모 확장재정을 포기하지 않을 작정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야당 시절부터의 금융투자소득세제 폐지ㆍ상속증여세 완화 등에 이어 배당소득분리과세 등도 검토하는 모양이다.
이론적으로는 경기침체 상황에서 감세와 지출 확대라는 재정정책 패키지를 꺼내드는 게 케인지안적 처방이기는 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런 선택을 선뜻 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체적 제약조건들이 많다.
감세와 지출 확대는 호황과 더불어 래퍼곡선 등의 예견처럼 되려 세수 증가로 이어진다면 적절한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언제까지 계속될 지 즉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
또한 대내외 여건 예컨대 현재의 주력 산업 및 단기ㆍ중장기 전망, 무역 장벽, 소비자ㆍ생산자 심리, 물가, 환율, 안보 상황 등 많은 요인들에 의해 호황 자체의 성립 여부가 좌우된다.
즉 그 정책은 호황이 확실히 전망되는 추세에 있거나 하지 않는다면 도박성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재정위기가 앞당겨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미 사회보장에서부터 지속가능성에 대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치적으로 감세는 쉽지만 증세는 어렵다.
예컨대 재산세는 자산가들의 저항이 소득세는 전 국민의 저항이, 소비세는 지금 복지 확대 통한 소비 진작 기조에 역행(병 주고 약 주기) 등의 문제가 있다.
문재인 정부 때 마중물 비유 등을 들면서 공공일자리ㆍ복지 확대 등을 내세웠지만 신통치 않았다.
그래도 과도한 감세는 없었고 국채 증가는 예기치 못한 코로나 대봉쇄 특수의 탓이 컸다.
또 장기적으로 보면 소득불평등부터라도 완화하고 국민 생활의 조건을 개선해 사회 안정화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었다.
본론으로 다시 돌아와, 이재명 정부는 당초 소비ㆍ생산 양 측면에서의 '빅 푸시'를 공언했다.
그러나 재원 마련 방안은 극도로 부실했다.
게다가 이 문제는 단순히 공약ㆍ정책 재원의 문제만이 아니라 재정적 지속가능성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단순히 아껴야 좋기 때문에 재정건전성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재정건전성을 대가로 확장지출을 했다가 성과가 없거나 비용을 상회하는 상태 도달에 실패하거나 도달하더라도 오래 가지 못하면 그 손해는 미래 세대가 진다.
결국 미래를 담보로 현재에 더 쓰는 셈이 된다.
더구나 불확실한 상황에 말이다.
AI 산업은 노동 소멸 효과가 파생 효과보다 크거나 하는 등의 문제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공적 투자 집중에 의문이 제기된다.
고용-노동-소득-소비의 연쇄가 깨진다면 결국 현대의 시장경제체제의 지속가능성이 하락한다.
게다가 설령 고용 창출 효과가 있다손 치더라도 그것이 5년 안에 일어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호황까지 견인할 수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기본사회는 포기한 것인지 어쩐 것인지 모르겠고, 하겠다고 한다면 여전히 기존 사회보장체계와의 복잡한 정합성 문제가 남는다.
막대한 재원 문제는 물론이다.
포기했다 해도 복지는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니 문제다.
결국 불가피한 복지 수요ㆍ비용 증가는 중장기적 재정적 지속가능성 대책 문제를 요할 수밖에 없다.
이재명 정부가 진정으로 절제되고 실용적인 마인드가 있었다면, 일관적ㆍ정합적인 정책 이니셔티브와 전략ㆍ수단을 제시했을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이 정권의 정책은 단순히 문제 있음을 넘어 포퓰리즘으로 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