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권 보장에 반대하기 전에 스스로부터 돌아봐야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재계의 반발이 심하다.
따져보자.
우리나라의 파업 빈도는 연평균 140여 건으로, 평균해도 100여 건 정도인 다른 선진국들보다 많은 것은 맞다.
그러면 과연 우리나라가 노동조건이 좋은데도 파업이 많은 것일까?
우리나라는
1) 노동시간이 여전히 OECD 최상위권(연 1900시간대, 일본이 1600시간대, 유럽이 1400-1600시간대)
2) 산업재해 사망률이 OECD 최상위권
3) 단체협약 적용률 약 13% (일본이 약 15-20%, 유럽이 약 60%-80%)
4) 노동조합조직률이 약 14% (일본이 약 17%, 독일 20%, 북유럽이 60%-80%)
5) 비정규직 비율이 OECD 최상위권 (약 30%, 일본은 35%이나 간접고용 중심, 유럽은 15-20%대)
6)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격차가 매우 큼 (약 40-50%, 일본은 상대적으로 작고, 유럽은 낮음)
7) 고용안정성은 매우 낮음
생각해보자.
이 나라의 태반이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개중에 태반이 다시 비정규직이다.
파업은 경제에 차질을 주는 건 맞다.
그리고 노동자들 본인은 평온한 일상을 마다하고 파업하고 시위하는 게 좋겠는가?
기업과 정부는 도대체 뭘 해놓고선 고작 파업할 권리를 보장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이 난리인가?
호랑이인 대기업ㆍ대자본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궁지에 몰린 쥐가 못 물도록 겁박할 치졸한 수단을 막는다고 저러고 있다.
먹고 죽으려도 돈이 없는 사람들의 저항을 민법 뒤에 숨어 비겁하게 막으려는 것을 자랑이라고 하는가?
애초에 파업이 많다는 건 기업과 정부가 노사 관계 관리에 무능하다는 뜻이다.
파업이 요구를 관철시키리라는 보장은 전혀 없다.
애초에 칼자루를 쥔 건 기업과 정부니까.
귀족노조라고 하지만, 경사노위만 하더라도 민주당 정권이건 국민의힘 정권이건 민주노총 말을 그렇게 잘 들은 전례가 있나?
국민들 중에서도 아주 오래 된 가스라이팅을 수용해 자기들도 대개 노동자이면서 불법파업이니 귀족노조이니 하는 말들을 한다.
노조 간부 대물림 같은 문제는 시민단체와 똑같은 이치다.
누가 그 자리를 하고 싶겠으며, 우리나라에서 노동조합이나 시민단체가 무슨 절대적 권력이 있는가?
친기업이라는 말은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에서 모두 나오지만 친노조라는 말이 주류 정당의 입에서 나온 역사를 본 일이 없다.
사람을 사람답게 대우하면 노사분규가 있을 리 없다.
노동시장 유연화는 그냥 사람을 도구처럼 감탄고토하겠다는 말을 포장한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국민 태반이 노동으로 생계를 영위한다.
노동권의 문제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로 보아서는 안 된다.
정규직 중심으로 노조가 구성되어 있는 건 맞다.
그렇다면 비정규직도 노조를 결성하고 노동자들이 고용 형태를 막론하고 힘을 합쳐서 상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노동조합 내부 의사결정의 민주성 유지도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기업은 해외 이전이니 하는 말을 하기 이전에 자신들의 편의적 경영과 인간소외의 문제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국민들은 반노동 프레임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