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2013에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 등장인물

'유난희'로 보는 중등교사의 초상

by 남재준

드라마 학교 시리즈 중에 제일 주목을 받았던 것은 아마도 2013일 것이다.

나는 그 작품을 그리 열심히 보진 않았지만,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있었다.

오영실 아나운서가 맡았던 '유난희'라는 등장인물로, 중년의 도덕ㆍ윤리 교사로 매너리즘과 냉소가 특징이었다.


사실, 이 인물은 단지 조연에 불과했지만 그럼에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이 캐릭터가 내가 중고등학교에서 본 선생님의 평균적 모습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교사에는 여러 가지 상이 있겠지만, 특히 중학교 때 본 많은 선생님들은 대강 이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내가 교사를 꿈꾸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학창 시절에 겪었던 것처럼 아이들에게 그냥 표준화된 지식이나 전달하는 의무적으로 일주일에 몇 번 만나야 하는 어른 1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작 잠깐 학원에서 중등 영어 강사로 일할 때는 교사가 적성에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과목이 중요하다 생각진 않지만, 솔직히 국수영 교사는 되고 싶지 않다..)

드라마 <학교2013>의 등장인물인 유난희(오영실 배우)

교사의 무심함에 제일 상처받는 것은 아무래도 학생들이다.


아홉 명의 학생이 사고뭉치여도 한 명의 제대로 된 학생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하는 게 교사라고 어줍잖게 생각한다.

중등교사는 임용되기 힘든 게 제일 크겠지만 빡빡한 제도 안에서 자신의 재량을 허용받기 어려워 보인다.

교과 내용이 고도로 표준화되어 있기 때문에 편한 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밖이나 위로는 나가질 못한다.

그런데 이제는 제도만 문제인 게 아니라 학부모, 교육당국, 학생들 사이에 끼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


장나라ㆍ최다니엘ㆍ이종석ㆍ김우빈 배우에 가려져 잘 안 보였지만, 오영실 배우는 학부모로서의 교사의 모습도 잠깐 보여준다.


"어, 아들. 학원에 왜 빠지는데? 암튼 안 돼. 엄마가 학원으로 전화해 볼 거야. 꼭 학원 가야 돼? 사랑해 아들~"


좀 씁쓸한 장면이었다.


공교육의 최전선에서 사교육 없는 공교육을 추진 중인데 그래봐야 현실적으로 교사조차 학부모로서는 자식에게 학원을 가라고 닦달하는 상황.


비판의 취지로 가져온 장면이라기보다는 현실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


교사 본인도 어찌할 수 없는.


이건 다른 이야기인데, 그러고보면 교사가 부모라는 게 꼭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앞서 소개한 가상인물 유난희는 도덕ㆍ윤리 교사다.


그런데 국어ㆍ수학ㆍ영어라고 별반 도움이 되지도 않는 것 같다.


내가 고등학교 때 한 국어 선생님도 얼핏 자녀에게 본인이 뭘 가르치거나 하진 않는다고 했던 것 같다.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직업이 가르치는 일이라도 가족을 가르치는 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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