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교육개혁 30주년, 김영삼 정부를 재평가한다

by 남재준

김영삼(YS, 1929~2015) 대통령을 악평했던 것을 전환하고 싶다.


정치적인 차원에서는 다소 과시적이고 허세적인 YS의 리더십에 대한 거리감이나 보스정치ㆍ삼당합당에 대한 비판적 생각은 같다.


그러나 문민정부는 민주화라는 체제 전환에 이어 사회구조ㆍ경제 변동의 정책적 분기점이 되었다는 점을 평가한다.


시장과 정부의 명확한 분리, 복지국가 담론의 도입, 5.31 교육개혁, 여성정책의 등장, 고권이 아닌 서번트로서의 행정개혁, 세계화와 자유무역 등 현대적 정책 기조를 관통하는 흐름이 문민정부에서 시작되었다.


전 분야에서 개발독재국가에서 탈피해 자율과 민주를 기반으로 전환하겠다는 이른바 '신한국' 비전은 나름 일리가 있었다.


안타깝게도 3-4ㆍ5공계를 영구히 통제 가능할 거라 믿었던 건 정치적으론 판단 미스였다.


또 성수대교ㆍ삼풍백화점ㆍ외환위기 등 사회재난ㆍ경제위기가 많기도 했다.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은 확고하게 기강을 잡고 전임 독재 세력들을 억눌렀으며 최소한 그들이 함부로 그때를 호명하지 못하도록 가치를 일소하긴 했다.


재평가의 결정적 요인은 단연 5.31 교육개혁이었다.


- 자율과 창의 중심 교육 패러다임 도입

- 유치원~대학까지의 전 교육 단계 간 연계성 강화

- 학점은행제와 원격교육 등 평생교육체제 도입

- 공통+진로 2+1 고교교육 학제

- 국민공통교육만이 아닌 심화선택교육을 교육과정에 도입

- 수행평가 도입 등 내신평가 개선

- 교육재정 확충

등이 특히 내가 고평가하고 싶은 정책의제들이다.

물론 세계화와 무한경쟁ㆍ정보사회ㆍ지식경제를 강조한 이후의 신자유주의적 대학개혁의 폐단은 앞으로 근치를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교육과 인재만이 이 나라의 힘이라는 인식만큼은 정확했다고 생각한다.


대학입시 전형을 조정하는 정도로는 사교육의 폐단 등을 막을 수 없다.


입시와 직결되며 그것을 구성하는 교육과정ㆍ교육평가를 혁신해야한다.


또한 학생과 교사의 교수학습의 현실 등을 반영해 이를 국가 차원의 전략과 정책목표로 유도되도록 고도로 정밀하고 현실적인 안을 구성해야한다.


이 점에서 수시ㆍ정시 논쟁은 별 의미 없다.


근본적으로 대학이 선발하고자 하는 인재 역량, 개별적 학생의 다양한 관심ㆍ적성, 중등교육의 내실화와 고등교육과의 나선형 연계 등이 복합적으로 달성 가능한 최적화 전략을 찾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어떤 정부도 김영삼 정부만큼 현대적으로 교육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근본적 개혁을 추진한 바 없으므로 재평가하고 싶다.


1995년 이후 30주년, 제2의 5.31이 절실히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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