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엔 교육정책이 없다

by 남재준

https://www.edupress.kr/news/articleView.html?idxno=21050


이재명 정부 교육정책은 없는 것이나 매한가지다.


교육혁신을 위한 장기 구상과 전략이 전무하다.


파편적인 과제와 구상만 난무하고 그것들을 묶는 구조화된 유기적 체계 재편 구상이 없다.


게다가 개별 과제들도 다소 회의적으로 보는 것이, 예컨대 개인적으로 교육 현장에서의 AI 활용이 정부 차원에서의 중점 과제인지 잘 모르겠다.


제일 문제는 단언컨대 소위 ‘서울대 10개 만들기’이다.


최교진 후보자가 중등교사 출신이라는 점이 부각되었지만, 경력을 잘 보면 주로 맡아본 공직들이 대개 균형발전 관련이다.


자꾸 교육정책과 균형발전을 섞으려는 이 정권의 부적절한 정책적 인식이 보인다.


정확히는 균형발전을 본위로 생각하는데 거기에 교육정책을 섞어 넣어 교육정책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고 교육 현장에 혼란만 가중하는 망상적 구상이다.


계속 강조해 왔지만, 고등교육 지원 강화만으로는 서울대는 만들어 지지 않고, 중등교육과 대학입시 혁신 및 지역 인프라 구축 없이는 불가하다.


고등교육 중심적 사고로는 교육혁신은 불가하다.


개별 학과나 지역 대학을 발전시키는 정도의 정책은 이제까지도 계속해 온 것들이다.


중등-고등 간 칸막이를 없애기 위해 교육과정, 교육평가, 대학입시 등과 관련된 제반 개혁이 필수적이고 이것이 공교육의 정상화와 사교육의 완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명문대를 만드는 문화적 인식이나 경쟁의 정도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교육체계 개편을 설계해야 한다.


이 과정을 위해서는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교육 주체들과의 협력적 거버넌스가 필수적이고 이러한 숙의를 주도하고 의제를 설정하며 정책을 제안하는 컨트롤타워로서의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민주당은 ‘분권지상주의’에 빠져서는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 분리에 이어 다시 또 시도교육청의 권한을 강화한다 하지만 이는 타당치 못하다.


좀 더 거시적으로 지방행정의 차원에서 보면, 미국이나 유럽의 분권은 인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이미 봉건적 분권 체제라던가 식민주들의 연합체로부터 연원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고, 이미 수백 년 전에 동아시아적 집권 체제가 확립되었다.


민주당이 불편한 것은 단지 독재 체제의 관선 지방행정 등으로 보이는데, 현실적으로 지역별로 행정-재정-사회경제 등 제반 여건에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분권은 성남이나 고양 등 경기도 일부 도시들과 서울 일부 기초자치단체들에게나 유효한 제도적 프레임이다.


대개의 지방자치단체가 산업적 기반의 상실과 그로 인한 약한 세수 기반, 현저히 약한 지방행정 역량, 지방 토호들의 득세 등의 문제들을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분권은 그냥 지방자치단체들에 ‘문제를 떠넘기기’에 지나지 않는다.


차라리 지금이야말로 중앙에서의 합리적 조정과 재편 및 전면적인 국토계획이 맞는 시점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교육도 전체적인 체계 혁신이 필요한 만큼 중앙의 컨트롤타워는 분산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교육위원회도 차제에 폐지하고 교육부로 다시 기능을 환원하는 편이 낫다.


자율은 맞는 방향이지만 분권은 지방행정이나 교육 등 다양한 차원에서 공간 불평등과 지방 소멸 가속화, 교육혁신의 컨트롤타워 분산 등의 가능성이 상당하다.


사회부총리직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겸임하게 하는 것은 더욱 말도 안 된다.


이제는 단순히 ‘과학기술 중심 시대’라는 프레임에 적응하라는 식의 사고는 유지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보다 이미 도래한 과학기술 중심 시대가 사회에 던지는 가치판단들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사회정책은 본래 기능적 상호 유기성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과학기술 분야는 개중에서도 더욱 중점 사회정책 분야들(교육, 복지 등)과 무관하다.


사람의 삶의 질과 인문적 성찰 등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시점에 과학기술을 본위로 사회정책을 운용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부적절하다.


차라리 사회부총리, 교육부총리와 더불어 과학기술부총리를 따로 두고 환경부나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유관 부처들을 거기로 묶는 편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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