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구상이 없는 과정'

'불도저' 더불어민주당이 구상하는 한국정치의 구도가 없다

by 남재준

[주장] 조국혁신당은 정의당을 대체하지 못할 것이다 - 오마이뉴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조국혁신당이 더 가증스러운 측면도 있다.


민주당의 우당을 자처하며 진보야당의 길을 봉쇄했다.


민주당이 스스로 진보정당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최소한 우리나라에 뿌리 내리기 어려운 진보정당을 밟을 필요까지는 없었다고 본다.


국민의힘 청산론도 그렇지만, 민주당은 민주적 과정의 최종적 귀결이 어떤 구도이어야 할 지를 감안하지 않고 가는 것 같다.


민주당의 좌우와 내외로 남은 유의미한 세력이 없다시피 하다.


'정치공학적 책임 회피'일 수도 있는데, 연립여당이나 야당 등의 존재는 여당의 입장에서도 도움이 된다.


모든 권력을 한 손에 움켜쥔다는 건 모든 책임도 혼자서 져야 함을 의미한다.


민주당이 원하더라도 밀어붙일 수 있는 데 한게가 있는데, 하필 남은 대안이 더욱 우경화된 국민의힘 뿐이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민주당이 의도했던 바와 정반대의 결과로 가는 아이러니가 나타날 것이다.


즉 국민의힘을 멸당하려고 하면 할수록 국민의힘으로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수렴해 결국 구도가 지금과 정반대로 뒤집히는.


2016년부터 무려 10여 년을 원내 주도권을 잡지 못했고 2020년부터는 노골적인 민주당의 관례 파괴에 칼을 가는 중인 국민의힘이다.


상상해보라..


이번에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세로 들어선 이유는 조국-윤미향 사면이나 양도세제로 인한 주식시장에의 찬물 끼얹기 때문만은 아니다.


실은 이명박 정부 때 광우병 파동이 그랬듯 그것들은 그저 불씨일 뿐, 극도로 배타적이고 부정합한 정권의 국정과 정국 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생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일 따름이다.


윤석열 정부 때와 다를 것이 전혀 없다.


이 모든 건 이미 작년 총선 후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과 국회를 완벽하게 장악하고 유력 대권 주자가 되었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원숭이가 나무 끄트머리에 올라가면 내려오는 일만 남듯이.


민주당에게는 견디고 싶은 양심과 견디기 싫은 양심이 따로 있다.


진보정당은 단순히 민주당보다 급진적인 정도에서 그치는 정당이 아니다.


진보정당에게 내적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원내에 진보정당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낫다.


민주당에 고개를 조아리는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은 야당 자격을 상실했다고 보아야 한다.


총선이나 대선에서 조차 국민들에게 진보정치의 대의를 알리지 않고 진영 논리로 민주당에 고개를 숙인다면 뭐 때문에 독자 정당을 하는가?


개중에서도 조국혁신당은 스스로 정의당을 '대체'하겠다고 말했었는데, 혁신당은 엘리트 출신 중산층 전문가 집단의 정당이다.


민주당과 혁신당은 다원적 민주주의로 가는 길을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


기왕지사 이렇게 되었다면 민주당과 혁신당은 조속히 합당하는 편이 그나마 국민을 덜 기만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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