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국론(小國論)

by 남재준

대국(大國)이 꼭 좋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모든 유기체는 항상 영구적 지속을 추구하고, 이는 비록 언젠가 종말이 필연적이라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는 식으로 귀결된다.

이런 점에서 왕국이 제국이 되고 제국이 계속 팽창하는 것은 필연적인데, 거기에 한계가 있고 그것을 유지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오늘날 거대한 영토와 인구, 제반 사회 체계를 감당하려면 아예 연방제 등 분권형을 택하던가 아니면 강고한 단일제(Unitary) 등 집권형을 택해야 한다.

중간 수준을 고르기가 만만치 않다.

전자의 경우 국가 자체가 지역들의 통합으로 구성된 것이고 후자의 경우 장기간의 역사를 거쳐 집권화된 경우이다.

그러나 어느 경우라도 국가와 민족이 방대하다 보면 중용을 찾기가 어렵고 혜택 대비 통제도 심해진다.

적절한 인구 규모와 영토를 지닌 국가여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개인주의가 제일 잘 작동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이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대국이라는 것을 그렇게 좋게 보지 않는다.

물론 단기와 중기 차원에서 보면, 안보 차원에서는 대국일수록 유리한 건 사실이다.

중소국들은 결국 대국의 패권에 의지해야 하는 측면이 적지 않으니까.

하지만 대국들이라고 해도 문화적 경계의 제약이나 역사적 저항 등 다양한 조건들로 인해 팽창에 태생적 한계가 있는 법이다.

만약 단순히 크기에 힘이 있다면 오늘날 수백 개의 국가가 병존하는 상황은 있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게 돌아가지 않음을 시사한다.

내구성 없는 대국보다는 내구성 있는 소국이 훨씬 낫다.

개인이 좀 더 주도권을 가지고 사회가 개인의 의견을 듣도록 하는 조건이 되려면 대국보다는 확실히 소국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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