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chosun.com/politics/assembly/2025/09/22/6PIECNQLPRHBJLSIMM3VZC2AII/
이 논의는 문재인 정부 종결 이래 민주당계가 그간 가져 온 역사 인식의 엑기스만 뽑아 극단화한 것의 완전체라고 할 수 있다.
이 논의의 문제를 이해하려면 이것이 품고 있는 당위성이 아니라 이것이 실현되면 나타날 현실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
'극우 소멸'은 구호일 뿐, 구체적으로 조국이 제안한 것은 개헌ㆍ정치개혁ㆍ사법개혁이다.
청산을 통한 소멸을 요하는 극우로 지목된 것은 국민의힘이고 이는 특히 정치개혁과 직결된다.
이론적으로 교섭단체이자 정당인 국민의힘을 소멸시키려면 두 가지가 가능한데, 하나는 정당해산심판이고 다른 하나는 선거에서의 지속적인 궤멸적 패배이다.
그러나 전자는 불가능하다.
법사상의 차원에서 볼 때, 정당해산심판제도나 국가보안법 등에서의 반국가라 함은 사실상 '좌익ㆍ극좌'를 말한다.
설령 극우를 포함시킬 수 있다 해도 국민의힘 전체의 활동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확실히 위배된다고 말할 명백한 근거가 없다.
그렇다면 후자만이 남는데, 조국은 그 방법론으로서 선거제도개혁을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진영 대결의 견지가 아닌 정치발전의 견지에서 보더라도 지금 다당제ㆍ비례대표제 확대 목적의 선거제도 개정이 타당할지는 의문이다.
본래 그러한 방향의 개혁은 사실상 제3지대 중도정당ㆍ진보정당의 생존 보장을 통한 다당제의 제도화를 목표로 하였다.
그러나 선거와 정당체계는 결국 제도가 아니라 민심이 결정한다.
민주당과 혁신당이 진보정당을 정치적으로 멸문시켰고 제3지대 정당들은 반민주당의 기치 하에 이미 국민의힘으로 통합되었다.
양극화의 극단화라는 것의 양상이 바로 이렇듯 단순ㅅ히 원내 주도 정당이 아닌, 사실상 정치적으로 유의미한 정당이 2개 뿐인 식으로 나타난 것이다.
민심도 이에 따라 말 그대로 단 둘로 나누어진 상황이다.
그나마 성행하고 있는 제3세력이라 하면 국민의힘에 불만을 품은 극우 세력이고 이들이 지난 총선 때도 정의당을 상회하는 득표를 하기도 했다.
만약 선거제도 개편을 하고 이재명 정부에 대한 신임이 자유낙하하면 혁신당도 민주당과 더불어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고 국민의힘과 극우정당이 합쳐 국회를 장악하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더라도 국민의힘은 현행의 소선거구제ㆍ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에서 다음 총선에서는 10여년 만에 민주당에 설욕할 가능성이 높다.
이대로라면 후자 즉 보수 세력의 선거에서의 궤멸적 패배의 지속도 불가능한 것이다.
결국 극우 소멸을 부르짖고 그에 따르는 것 같은 행위를 하다가 실제로는 단순히 국민의힘에게 1당이나 과반을 넘겨주는 것 이상의 상황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혁신당은 선거제도 개편을 주장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선 이미 작년 총선 때도 이제까지 설명한 것과 유사한 딜레마를 안고 있었다.
그러더니 이제 급기야는 내란 특검ㆍ재판부와 정당해산심판론까지 나온다.
민주당과 혁신당은 아예 노골적인 독재 시절을 살았던 선배들보다도 현실감각이 떨어진다.
현재 반보수 세력은 2가지 사실을 명심해야한다.
1. 약 50%의 국민들은 민주당이 싫든 좋든 보수정당을 지지한다.
2. 보수정당은 엄연히 민주선거를 통해 의석을 획득했다.
민주주의는 체제일 뿐, 실제 국민들이 항상 민주당이 원하는 결과를 주는 것이 아니다.
민주당은 독재ㆍ친일 등의 프레임으로 보수 세력이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들의 거대한 존재는 대한민국의 엄연한 반쪽이고 현실이며 그들이 말 그대로 존재하지 않길 바란다면 보수 세력이 좌파라고 이름붙인 이들을 향해 그랬듯 전면적으로 탄압하고 죽이는 것 이외엔 방법이 없다.
그렇지 않고 민주주의를 준수하며 목표를 이루고 싶다면 오직 민생과 민권을 우선해 국정을 성실히 돌보아 자신들이 유일한 수권 세력임을 입증하는 길 밖엔 없다.
때로 패배하고 때로 승리하겠지만 그것이 민주주의고 역사이다.
일본 자민당은 사회당ㆍ공산당을 멸당하지 않았고 스스로가 유일무이한 수권 세력이 되었다.
영국 보수당도 그만큼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지위를 오랜 세월 가져왔다.
민주 정치와 국가에선 민의와 시류를 잘 읽고 국민의 일상을 안정화하려는 자세의 정당만이 적응하여 성공한다.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단지 국민의 일부를 계몽하거나 비난하려 들기 때문에 국민은 민주당을 따르지 않는 것이다.
정당해산심판 거론, 야당 인사들에 대한 형사적 압박의 모양새, 내란특별재판부 등을 계속 정국의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정작 국정을 성실히 돌보려는 자세와 구체적인 시대정신ㆍ국가비전의 청사진ㆍ정책이니셔티브가 제시되지 않는 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ㆍ혁신당의 몰락은 필연적으로 예정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