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보장과 건전재정의 양립이 가장 큰 과제이다.
확장재정이 마중물이 된다는 주장은 바다에 양동이로 물을 붓자는 것과 같은 말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와 별도로 생활보장은 충실해야 하는 것은 맞다.
일본 민주당은 2009-2012년의 짧은 집권 기간 동안 이 문제를 가지고 내내 씨름해야 했다.
본래 민주당은 내수 진작을 통한 디플레이션 탈출이라는 전략을 제시했고 이를 위한 사회보장의 충실을 내걸었다.
증세를 최소화(특히 소비세는 인상하지 않겠다고 공약)하며 지출심사제도(Spending Review)와 토건 예산 삭감을 통해 최대한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했으나 이는 실현이 어렵고 지속가능하지도 않은 것이었다.
결국 민주당 내부에서 소비세 인상론이 제기되었고 이 의제를 둘러싼 찬반 대립이 민주당의 내분과 약화를 가져왔다.
우리나라도 생각해 볼 일이다.
유럽의 경우, 호황의 시대가 저물면서 만성적인 재정난에 시달리느라 시민들이 긴축의 고통을 감당하고 있는데 이것이 유발하는 사회 해체와 혐오 증가 등은 해악이다.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려다 국가적 안정성을 잃을 수 있다.
하지만 누진세 구조를 활용해 소비세가 아닌 소득세, 재산세 등을 건드리는 것은 설령 가능하다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의 누진세가 서구에 비해 강했으면 강했지 약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선 포괄적으로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나열한 뒤 우선순위를 정하고, 증세에 대한 합의 후에 가능한 예산 범위 안에서 선별적 복지 우선으로 단계적 확대를 한다던가 하는 전략으로 집행하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
추가경정예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동안정화장치 등 재정 버퍼(Fiscal Buffer)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점은 OECD 등 국제경제기구에서 전략적 지출과 더불어 한국 정부에 권고한 것이기도 하다.
생활보장이라는 것은 당연히 국가가 국민의 모든 것을 책임진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민의 삶의 조건(보육, 노인 돌봄, 정신건강, 기초생활보장, 자산 형성 지원, 건강보장, 교육 등)의 완비를 통한 지원은 어떻게든 유지해야 한다.
오늘날 사회권의 차원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국가와 사회경제가 지속가능하고 유지되는 안정성의 보루는 복지국가와 사회보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인 재정 여건을 감안해 중장기 재정 전략과 생활보장의 충실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기획을 마련함이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