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나날들 + 당신은 판사를 판단할 수 없다

by 남재준

인터뷰어 : 지난 21년간 대법관으로 일하면서 힘겨운 나날들(dark days)은 없었나요?


앤서니 케네디 : 힘겨운 나날들이요? 자신이 다수의견에 서지 않은 모든 날이 힘겨운 날이 되죠. (웃음) 판사들은 한때 변호사들이었는데, 사건의 변론에 관해 생각해보면... 자신들이 옳은 편에 서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변호사들을 만난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동료들을 설득할 수 없다면, 그날은 힘겨운 날이 됩니다. 하지만 이 영역의 전문성의 본성은 동료들을 존중하고 다음 사건으로 넘어가는 겁니다. 판사로 있으면서 배울 수 있는 한 가지는 그 일이 자기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객관적이고 불편부당하며 거리를 두어야 하고 충분한 지식을 갖추며 편견이 없고 다른 동료들도 그럴 것이고 이를 알아야 한다는 거죠.


_ 앤서니 케네디 (Anthony Kennedy, 1936-,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 1988-2018), 2009년 C-SPAN 인터뷰 중.


“당신은 판사들(judges)을 판단(judge)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일하고 있는 자료들을 알지 않고서는요. 당신은 ‘오, 이건 좋은 결정이야.’, ‘좋은 법원이야.’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 단순히 결과가 마음에 들었다고 해서요.


당신은 이길만한 사람이 이겼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하지만 그건 판사들이 하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누가 이겨야 하는지를 정하는 법을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우리는 그저 사람들이 도입한 법에 따르면 누가 이기게 되는지를 결정하는 겁니다. 그리고 대개 당신이 좋은 판사라면 자신이 도달한 결과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다른 편이 이기길 바라죠. 당신에게는 바보 같은 법으로 보이는 겁니다. 하지만 이 일에선, 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오죠(Garbage in, Garbage out). 만약 바보 같은 법이라면 바보 같은 판결을 내리도록 얽매여 있습니다. 왜냐하면 판사의 일은 무엇이 바보 같은 법인지 그렇지 않은지를 결정하는 게 아니니까요. 그건 길 건너(국회의사당) 사람들의 일입니다.


그러니 판사들을 판단하지 마세요. 당신이 의견을 읽고 무엇이 법적 쟁점이며 그들이 무엇을 조화시키려 하고 그것을 위해 정직하게 노력했는지, 법문을 공정하게 해석했는지를 두고 고민하고 고생하지 않으려거든 말입니다. 그게 중요합니다. 그것들이 당신이 판사들이 하기를 원하는 일이 아니지 않다면 말입니다. 그렇다면 국민이 결정한 것에 충실한 게 아니라 스스로 법을 만드는 게 되겠죠.. 그래서 이것이 제 조언입니다. 그들이 일하는 것에 대해 알지 않는 한, 판사들을 판단하는 것을 늦추라는(slow) 겁니다.”


_ 안토닌 스칼리아(Antonin Scalia, 1936-2016,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 1986-2016), 2009년 C-SPAN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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