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밍 떼, '이재명의 민주당' - 남은 건 추락 뿐

by 남재준

윤석열 대통령만큼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도 1년이 아닌 반 년도 되지 않아 50%로 하락했다.


이유는 매우 간단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그것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현재 한국정치의 문제는 단순히 '잘' 하고 '잘 못'하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에 있다.


다시 말하면, 정치권에서 이전투구를 벌이는 주제들과 국민이 실제로 관심을 가지고 정치권과 정부에 관심과 해결을 요구하는 의제들이 불일치한 것이다.


예컨대 민주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법개혁이니 검찰개혁이니 하는 것들을 '잘 못' 해서 국민이 지지하지 않는 게 아니라, 애초에 그런 의제들에 힘을 빼고 있는 것 자체에 대해 국민들은 회의적으로 본다.


이는 곧 정치권 정확히 말해 국정에 책임을 지는 정부여당이 민의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민의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국민의힘 역시 '왜' 이재명이 안 되고, 왜 '자신들이어야' 하는지가 아닌, '이재명은 안 된다' 그 자체에 집착하고 있으니 다를 바는 없다.


그러나 민주당이 정국 주도권을 압도적으로 장악하고 있고 또한 여당이므로 민주당의 책임이 제일 크다.


국민은 민생의 뒷받침과 경제의 활성화를 요구하고, 국가는 지속가능성과 안정성을 위한 종합적인 사회경제적 구조개혁을 요구한다.


이를 위한 식견과 비전과 청사진을 가진 리더와 정파, 즉 '정책통'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정치의 장에서 정책의 장으로 넘어가야 비로소 국민들도 일상의 문제와 사회통합이라는 진정한 실용의 시대로 넘어감을 체감하고 국가를 치유할 수 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전혀 그럴 생각도 의지도 능력도 없다.


야당 때의 사나움은 언제 있었냐는 듯, 이제와서 자신들이 권력을 잡으니 점잖고 전문적인 척을 하지만 그게 그들의 본성이라고 한다면 지나가던 소가 웃을 것이다.


이전에 언급했듯, 애초에 '국민주권'이라는 별칭부터 의문부호가 달린다.


그게 정확히 뭘 지향하는 정부라는 의미인가?


국민주권은 헌법의 기본원리일 뿐이므로, 이미 실현되어 있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 보수 세력이라는 기득권 청산의 의미라면, 즉 그들에게 주권이 있는 나라나 매한가지이므로 그들을 멸할 때까지는 이 투쟁을 끝내지 않겠다는 의미라면 민의에 반할 뿐 아니라 모든 것을 파탄과 파멸로 몰고 가겠다는 의미 밖에 되지 않는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는 딱히 비전이랄 것도 없으며 굳이 말하자면 화두라 할 국민주권과도 그다지 직결되지 않는다.


국정과제들은 문재인 정부 때와 큰 차별성이 없다.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어 놓고, 정작 그 권력으로 이루어야 할 정책들에 대해서는 이전의 민주당과 차별성이 없는 것이다. (산발적인 개별 정책들 - 부동산 대출 규제나 배당세 완화 등 - 에 대해 늘 그래왔듯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애초에 화두-비전-청사진이 뚜렷하게 없으면 그런 것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이쯤 되면 결국 무엇 때문에 이재명이 권력을 잡아야 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나는 분명히 이재명이 당대표이던 시절에 그가 대통령이 되면 리더십만 강할 뿐 뚜렷한 비전도 정책도 성과도 그다지 보이지 않을 것임을 경고했었다.


그렇다고 당면한 여러 과제들에 체계적인 대응책들을 내놓는 것도 아니다.


이제까지 이 정권에서 보인 자기 진영 주요 인사 사면, 미국의 한국인 구금 대응, 뜨뜻미지근한 관세 협상 결과 등의 경과를 보면 지지율을 높일 요인은 거의 없었다.


아직 50%를 유지하고 있는 건 그냥 '결정적 한 방'이 없었기 때문에 불과하다.


이런 식으로 미적지근한 상태가 계속된다면 내년 지선부터는 민주당의 '무난한(?) 추락'의 시작이 예상될 수밖에 없다.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할 수 있는 모든 경고와 비판을 했다.


과거의 보수 세력과 같이 절벽을 향해 달려가는 레밍 떼가 되기로 선택한 것은 민주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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