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 예상대로, 하지만 과연?

by 남재준

예상대로 다카이치 사나에가 일본 자유민주당의 신임 총재로 당선되었다.


최초의 여성 자민당 총재이고, 곧 있을 총리지명선거를 거친 뒤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될 예정이다.


그러나 명백히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모든 노선을 계승하기를 선언했던 인물인 만큼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여성 총리라는 점과는 무관하게 사회문화적 보수주의 성향도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일전에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동성혼에 관하여 전향적 입장을 보였을 때도 우려한다는 취지를 드러냈었다)


문재인-아베와 이재명-다카이치가 비슷한 조합이라고 본다면, 한일관계의 미래도 안개 속으로 들어가는 상황이다.


물론 모든 정치인들은 늘 현실에 부딪힌다.


다카이치 총재라고 다를 바 없을 것이고, 더구나 아베 전 총리의 재탕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점이 확증된다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지금 자민당의 상황은 2007년 참원선 참패 직후와 비슷하다.


강경한 보수방류보다 온건한 보수본류 총재가 더 필요하다.


비록 하야시나 고이즈미가 딱히 매력적이지도 권위가 있지도 않으나 그래도 무난한 선택이기는 했다.


그럼에도 자민당은 결국 매우 돌출적 선택을 했다.


국민 여론과 달리 엉뚱하게 이시바 총리를 희생양 삼아 끌어내렸다.


다카이치의 강경한 우경화 노선이 자민당의 당 내의 논리를 확실히 극복하고 정치개혁을 이루고 체감 경기를 뚜렷하게 개선하도록 하지 못한다면 자민당은 2009년으로의 회귀를 피하지 못할 것이다.


더구나 경륜 있고 온건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노다 요시히코가 입헌민주당 대표로 있는 상황에서는 더 그렇다고 본다.


중도-중도우파 성향인 연정 파트너 공명당도 (아베 때와 마찬가지로) 매우 심란해 할 것으로 본다.


일단 국민들에게는 강렬한 성격의 여성인 다카이치 총재(그리고 곧 최초의 신임 여성 총리)가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두고 볼 일이다.


유일하게 나아질 수 있는 점이라면 아마도 참정당으로 쏠려가는 극우 표심을 다시 자민당으로 되돌릴 수 있는 여지랄까?


하지만 그것도 여지일 뿐이지, 그 극우 표심이 단순히 자민당이 중도화되어서가 아니라 어떻든 자민당 자체가 싫어서 참정당으로 갔던 것이라면 결국 다카이치를 선택한 것은 아무 의미도 없어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이 기회에 입헌민주당이 좀 더 수권 역량을 뚜렷하게 키워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했으면 한다.


우경화된 자민당이 아베 1기 때처럼 헛발질을 할 여지를 더 만들어 줄 수 있는 상황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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