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이 초래한 문제를 자신들이 악화시키다

by 남재준

케미 베이드녹 영국 보수당 대표가 '공무원 수 감축'을 내걸었다.


2016년까지 저점을 찍은 영국의 공무원 수는 이후 팬데믹, 디지털화, 브렉시트, 이민과 난민 통제 강화 등으로 다시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이를 '정부가 굳이 할 필요 없는 일을 줄이고 그 인력을 민간에서 활약하도록 하겠다'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공무원 수 감축은 공공서비스 자체의 생산성 제고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일선 공무원의 업무 적체와 과로, 공공서비스 소비자인 시민들의 대기와 불편 증가가 어느 정도일 것인가를 감안하지 않고 장밋빛 결과와 '민간의 효율성'이라는 대처주의적 이념만 가지고 정책설계와 제안을 한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더구나 정치적으로 보면, 보수당의 그런 주장 자체가 상당히 뻔뻔한 것이다.


애초에 브렉시트로 인한 통관 절차 문제, 이민과 난민 통제 강화 문제 등은 보수당 내각이 초래한 것들이다.


자신들 때문에 공무 증가에 비례해 공무원을 증가시켜 놓고, 이제와 근본적 정책 수정이나 예상 문제에 대한 복안과 대안 없이 공무원 수를 감축하겠다는 건 무책임하다.


결국 자신들의 이념 중심 정책 때문에 발생한 문제를 더 악화시켜 놓고 부담은 공무원과 국민이 알아서 지라는 말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식이니 영미식 시장근본주의에 대한 회의와 분노가 커지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보론 : 소수자 권리 보장과 사회적 합의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