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중요하다

by 남재준

나는 사실 산업정책보다 고용정책이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왜냐하면 과거와 달리 전략산업발전→유관산업발전→고용 창출이라는 도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미 고용 없는 성장이 만성화되었고 앞으로는 자동화의 가속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설령 AI 등 산업이 발전한다 치더라도 모든 사람 또는 대부분의 사람이 컴퓨터공학이나 전자공학 등을 전공할 수도 그럴 필요도 없지 않겠는가?

앞으로 숙련도가 약한 사무직이 얼마나 필요할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사회에는 다양한 전공자와 고졸자 등이 있다.

공학 전공을 포화 상태로 만든다고 해도 정부의 산업 지원이 고용에 대한 투자로 선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 때 일자리 즉 고용 창출에 각별히 집중했던 것은 타당하다고 본다.

또 혁신성장으로 스타트업이나 유니콘기업, 사회적경제 등을 성장시키려고 노력도 했었는데 이러한 노력도 긍정적으로 본다.

영국의 대처주의(Thatcherism)의 중요한 요소에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 있었는데 이러한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개인적으론 높이 평가하는 편이고 규제개혁 등 공공에서 할 수 있는 지원을 다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공공일자리를 중심으로 확대를 시도했던 건 방향이 잘못되지 않았나 싶다.

물론 결과적으로 보면 앞으로 보육이나 요양 등에 대한 확충과 장애인의 탈시설과 개별 맞춤형 복지 등을 위해서는 정부 직접 공급의 확대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단 고용정책 전체를 거기에만 초점을 두기는 어렵다.

일본 자민당 내각은 아베노믹스 때부터 고용 창출과 임금 상승 기업에 적극적 지원을 하고 있는데 우리도 생각해 볼 부분이 아닌가 싶다.

또한 산업투자보다는 차라리 미스매칭 문제 해소에 먼저 집중하는 게 나을 수 있다.

한 분야는 레드오션이고 다른 분야는 블루오션인 식으로 분야별 노동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거시적 고용 창출보다도 최소 중범위 즉 분야를 가로질러 나타나는 고용의 흐름들을 정부가 포착해 조정을 유도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은가 싶다.

그와 별도로 기본적으로 산업은 인프라 차원에서의 투자가 필요한 것도 맞다.

반도체ㆍAIㆍ바이오ㆍ에너지 등 전략산업들은 앞으로 산업과 지역의 기반을 바꿀 것인데 그것이 바람직한 방향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지원과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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