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우익과 우리나라 민주당은 닿는 데가 있다.
'증세 없는 지출, 국가 주도 산업 발전'.
아베 내각 때는 마지막 화살이 구조개혁 등 경제의 중장기 체질 개선에 있었다.
그런데 사나에노믹스는 방재ㆍ방위 등 위기관리산업에의 투자를 강조한다.
방위와 경제를 연결하겠다는 것인데, 본래 방재ㆍ방위 등은 국가의 역할이 상당한 영역들이다.
다카이치 사나에와 이재명은 산업도 복지도 국가가 주도하겠다는 식이다.
사나에노믹스에서는 육아와 돌봄의 충실 등도 강조하는 것은 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는 일본의 사회문화를 보다 개인이 활약할 수 있도록 한다기 보다 국가 전체를 부흥시킨다는 아베 내각의 바이브를 이어 받았다는 인상이다.
사나에노믹스의 마지막 화살은 구조개혁이 아닌 산업 그것도 위기관리투자인데.. 글쎄.
그게 일본의 가계와 기업에게 그렇게 좋은 소식인건지는 잘 모르겠다.
민간이 바라고 민간에게 필요한 지점이 아니지 않나?
자민당의 경제정책은 발전국가에서 신자유주의로 다시 사회적 시장경제로 넘어왔다고 본다.
이는 사회경제 조직ㆍ집단을 포괄적으로 '자민당이 집권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없도록' 이해관계의 조합으로 묶는 것과 일본경제의 시대 변화 대응이라는 두 차원이 함께 작용했던 것이라고 본다.
예컨대 고이즈미 내각 때의 우정민영화는 (의제 자체에 관한 타당성 여부와 별개로) 더욱 가열차게 발전국가에서 탈피해 국가의 역할을 줄이고 세계화 시대 즉 통합세계시장에서 기업의 시장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신자유주의적 정책 의지의 상징과 비슷했다고 생각한다.
노사의 이해관계를 통합조정하면서 거시 차원에서 일본 국민경제의 변화를 함께 도모해 조화시키는 것이 자민당 사회경제정책의 기본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아베노믹스는 신자유주의와는 다른 방향이긴 하지만 대체로 정석적인 경제정책을 명백히 천명한 정도이지만, 사나에노믹스는 조금 시대 착오 내지 지금 일본에 가장 필요한 것이 제외되어 있다는 인상이다.
물론 이재명노믹스(?)보다는 나을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다카이치 사나에는 분명한 이념ㆍ원리ㆍ정책이 있으므로 확실성을 준다.
그러나 이재명은 대통령이라기 보다는 도지사나 시장 같다는 인상이 있다.
개별 현안 대응이나 현장 방문 같은 것을 제외하면 '국가'의 지도자로서의 비전이나 리더십이 잘 보이지 않는다.
애초에 '이재명노믹스'라는 게 존재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전체적으로 보면 이재명은 정치적 필요에 따라 이념적으로 이랬다 저랬다(Flip-flop)를 반복해 왔다.
사실 그게 정치공학적으론 별 효과도 없었다.
그는 이미 워낙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려 있는 사람이라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실용ㆍ중도화됐다고 하겠지만 싫어하는 사람들은 '개 풀 뜯는 소리'고 본성은 어디 안 간다는 식일 것이다.
지금까지 중도층은 딱히 대안도 없을 뿐더러 윤석열과 보수진영이 바보같게도 민주당에 정권교체의 명분을 아예 안겨주어 오늘날의 이재명이 있게 된 것 뿐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이런 내구성이 부실한 체제가 레토릭이나 감정만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