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주 차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을 보고

by 남재준

2025년 10월 3주 차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을 보면,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노태우~이재명)을 비교해 볼 때 절대 수치로만 놓고 이재명 대통령은 1년 차 1분기 기준 긍정 평가가 문재인(81%), 김영삼·김대중(71%)에 이어 노무현(60%)과 동률이다.


다른 대통령들은 이명박(52%), 윤석열(50%), 박근혜(42%), 노태우(29%) 순이었다.


또 이 주의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54%였다.


미시 요인 즉 여론조사 당시의 주요 현안 등을 제외하고 큰 거시적 흐름을 보면, 사실 이 지지율은 높다고 보기엔 애매한 부분이 심지어는 낮은 편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미시 요인으로서는 최근 ‘캄보디아 문제’, 부동산정책 관련 현안이 있다고 하는데, 아직 취임 1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러한 부분들은 어지간히 무능한 대통령이 아니면 정치적 자본으로 어느 정도 넘길 수 있는 부분들이라고 본다.


문제는 거시 추세와 거시/비교 요인에 있다.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불과 100일을 조금 넘긴 상황까지 취임 1주 차의 60%대 중반에서 꾸준하게 하락해 50% 중반을 기록했다.


반대로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은 21%에서 꾸준히 상승해 35%에 이르렀다.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화 이후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유리한 환경에서 당선되었다.


계엄이라는 초대형 폭탄이 바로 그 환경이었고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끊임없이 ‘내란 종식’을 강조해 왔다.


지극히 개인적인 해석이지만, 이는 확실히 다른 대통령들과 비교해 보아도 유리하다.


김영삼 대통령은 말할 필요도 없이 ‘군정 종식’과 역사적인 ‘문민정부’ 탄생을 감안하면 그랬고, 김대중 대통령은 외환위기로 인한 보수 진영에 대한 책임론과 더불어 최초의 평화적이고 수평적인 여야 정권교체였다는 점이 있었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국정농단 등 사태로 인해 보수 진영에 대한 충격적 실망감이 커진 맥락이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처한 상황은 문재인 대통령과 가장 비슷하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보다도 유리하다.


위헌계엄은 말할 필요도 없이 국정농단보다 훨씬 더 압도적이고 큰 충격과 경악을 안겼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정에서도 모든 쟁점에서 압도적으로 대통령 측이 패배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유사한 사례인 문재인 대통령을 감안할 때 대선까지야 몰라도(제19대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득표율은 약 41%였으니까),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상당 기간 이례적으로 높은 지지율(문재인 대통령 약 70%대)을 기록했어야 맞았다.


제19대 대선과 제21대 대선은 전자의 경우 표가 좀 더 분산되어서 그렇지 범진보-범보수 득표율을 합산하면 얼추 비슷하다.


그러나 그다음에 최소 취임 초에는 그래도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신임이 있는 편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1분기 지지율이 이재명 대통령과 같이 60%였지만 이는 오히려 높은 편에 속한다.


왜냐하면 애초에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1주차 지지율이 대강 이와 비슷하거나 조금밖에 높지 않았으며, 전임 김대중 정부가 같은 민주당계 정부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너프’를 먹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


어쩌면 본인의 국민에 대한 인기도가 한 몫을 했다고도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전임 이명박 정부가 같은 보수주의 정부였던데다 이명박 정부는 특히 취임 초 지지율 급락 등 곡절이 많았던 상황에서 ‘박근혜 효과’로 당선된 면이 컸다.


이 역시도 노무현 대통령과 매한가지로 박근혜 대통령 본인의 국민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인기도가 한 몫을 했다고 본다.


이명박,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분기 경과 시점에서 약 50% 밖에 기록하지 못했던 것은 순전히 본인들의 책임일 것이다.


이들은 전임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 이어 보수로 정권교체를 실현한 인물들인데 문재인, 이재명 정부의 경우처럼 탄핵소추 인용이라는 압도적 호재는 아니더라도 경제 등으로 인한 민주당계 정권 심판론을 등에 업고 집권했다.


그런데도 지지율이 1분기에 불과 50%라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사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명박, 윤석열 대통령의 맥락과 같거나 더 나쁘게 해석할 여지가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의 주관적인 경향 해석을 놓고 보면,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당시 지지율은 문재인 대통령과 비슷하거나 상회했어야 맞고 1분기 정도 지난 상황에서는 최소한 이를 유지하거나 소폭 하락하는 정도이어야 맞지 않나 싶다(문재인 대통령은 그랬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당시 지지율은 불과 60%대 중반이었으며 겨우 1분기 만에 50%대 중반까지 왔다.


다른 한편으로 정당 지지율을 놓고 보면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초에는 거의 40%대 중반이었는데 1분기 정도 지난 현재 39%로 약 10%가 하락했다.


그 기간 동안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거의 20%대로 변동이 없었으며 이는 다른 정당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꾸준히 증가한 것은 무당층으로, 이재명 대통령 취임 초에 불과 약 20%였던 무당층은 현재 30%에 육박한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초까지만 하더라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을 합치면 대략 70%였는데, 현재는 양당 지지율을 합쳐도 대략 60%대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결국 양당 모두에 대한 실망이고 또한 일시적으로 계엄-탄핵-이재명 당선 국면까지 민주당을 지지했던 중도층이 이탈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 본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데, (민주당은 ‘이재명 악마화 마케팅’의 결과라고 하겠지만)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을 특별한 다른 변수가 없다면 결국 이유는 대통령 본인에게서 찾을 수밖에 없다.


신문기사에서는 향후 대통령이 경제와 외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에 따라 지지율의 반등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고 한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그럴 것이다.


하지만 주관적으로 보면, 이재명 대통령은 처음부터 어느 정도 본인 자신에 대한 비호감 때문에 너프를 먹고 시작한 것인데 계엄과 탄핵이라는 거대한 환경적 요인이 이를 약간은 만회하고 상쇄했으며 나아가 결과적으로는 상회하도록 해 준 것이다.


그러나 불과 취임 1년 차에 시행될 지방선거에 대한 여론을 보면, 민주당 후보 지지가 39%이고 국민의힘 후보 지지가 36%이다.


이러한 추세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다음 지방선거부터 민주당은 체감할 수 있는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정치는 생물이니까 그때까지 단기적으로 보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할 수도 있긴 하겠다.


하지만 대체로 큰 추세는 그렇게 바뀌지 않는다는 게 내 생각이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1년 차에 시행된 지방선거는 (물론 남북관계 개선 등에 대한 평가도 있었겠지만)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하지만 다음 지방선거가 아직 반년도 넘게 남았고 대통령 취임 후 겨우 1분기를 조금 넘긴 상황에서 벌써 대통령 지지율이 50% 중반이고 여당 지지율이 약 40%이다.


국민의힘이 만약 조금 더 중도화하고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다면 벌써 지지율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른다.


어쩌면 국민의힘이 벌써 민주당을 약간 상회했을 수도 있으며, 리더가 좋다면 대통령 지지율에도 더 너프를 먹일 수도 있었으리라고 본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러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불신으로부터 전혀 정치적 자본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과연 현재의 바이브와 전략이 적절한지를 점검해 보아야 하는 시점에 있다고 하겠다.


세대별로 보면 역시나 4050이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2030과 6070에서는 비등비등한 상황이다.


Cf.

보고서를 보다 보니 우연하게도 개인적으로 관심 이슈인 동성애-동성혼 관련 여론조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결과는 유감스러웠다. 대체로 문재인 정부 말엽인 2023년까지는 동성혼 법제화 여론이 점점 5(반):4(찬)로 좁혀져 가고 있었는데 다시 박근혜 정부 때(정확히는 2014년) 수준인 6(반):3(찬)으로 돌아가고 있다. 정치와 사회의 포퓰리즘화와 관용의 부족이라는 흐름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1020을 제외하고는 비등하게라도 찬성 여론이 더 높은 세대가 하나도 없었다. 어떻게 보면 그래도 40대까지는 비등하기라도 하지만 50대부터는 그렇지 않다. 세대 차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진보-보수로 나누어 볼 때도 진보층에서조차 비등한 여론이다. 그나마 위안 삼을만한 것은 동성애를 사랑의 한 형태로 인정하는 비율(48%)이 아니라는 측(43%)보다는 약간 높다는 정도랄까..

사실 대체로 선진국에서는 진보는 문화적으로 개방적이고 보수는 문화적으로 전통적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기준으로 나누어지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사회문화적 관용 여부나 삶의 질 등으로 대표되는 ‘성숙도’가 그 사회의 선진 여부를 가늠하는 제일 중요한 척도 중 하나인데,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는 솔직히 아직 선진국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한국인들의 선진국 대비 높은 불관용성은 정치성향을 불문한다. 이는 문화적, 구조적 요인이 크다고 생각한다. 관용적이면서 보다 깊게 생각해 볼 만한 여유를 주지 않고 계속 경쟁과 과로로 몰아붙이는 사회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사회적으로 필요한 논의를 하는 공론장은 좁고 결국 누가 집권하건 거기서 거기일 정치성향의 문제를 놓고 극렬하게 다투는 비생산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번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조엘 모키어 교수는 한국경제의 저성장을 왜 걱정하느냐고 기자에게 반문했는데, 개인적으론 나도 동의한다. 한국경제는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 보면 성장 측면에선 오히려 좀 낫다고 생각할 여지도 있다. 사실 한국이 정말 걱정해야 하는 것은 모키어 교수와 여러 석학들의 언급대로 저출산 문제일 것인데, 이는 정확히 말하면 삶의 질 문제이다. 삶의 질이 근본적으로 개선되려면 사람들의 마인 드셋과 생활양식 즉 문화 등과 사회제도 및 사회구조가 좀 더 통합적이고 여유 있게 변해야 한다. 사실 나는 동성애-동성혼 문제에 대한 여론은 하나의 지표일 뿐 근본적으로는 결국 관용과 통합과 여유의 부족이 한국의 제일 큰 문제이고 되려 경제보다 이 문제가 더 해결하기 어려우면서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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