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살아 있는 모든 것에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이지만, 희한하다.
우리가 개념적으로 나누어 이해하는 감정 같은 것들이 공존하고, 같은 것이 비틀려 보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삶 속의 모든 것은 그렇게 서로 미묘하게 뒤얽혀 있다.
마음이라는 게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건 일부이고 그 일부조차 퍼즐처럼 정확하게 맞추어져 있지 않을 때가 많다.
박준 시인의 <그해 봄에>라는 시에서 마지막 연에 보면 ;
마음만으로는 될 수도 없고
꼭 내 마음 같지도 않은 일들이
봄에는 널려 있었다
많은 이들에게 마음을 먹으면 먹고 아니면 아닌 것이라고 생각된다.
마음만으로는 될 수 없는 일이라는 건 적어도 거기에 마음을 먹었다는 점이 전제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먹은 마음이라는 게 있는지, 도대체 내 마음이 원하는 게 뭔지를 안다는 게 때로는 아니 생각보다 자주 쉽지 않다.
마음은 때로 여러 가지 감정들 사이의 스펙트럼의 어딘가에 있거나, 양립이 불가능해 보이는 두 감정이 함께 공존하기도 한다.
마음의 문이 완전히 열리거나 완전히 닫히는 경우도 있지만 그 사이 어딘가에서 살짝만 열려 있는 경우도 있다.
내가 정말 먹은 마음이 뭐였을까, 그것조차 가끔은 쉽게 단정할 수 없는데도 모든 일이나 선택이 마음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이게 과연 내 마음에 속하는 일인 걸까, 하는 의문이 이따금씩 든다.
인생은 기묘한 스펙트럼이고 좋은 시절 뒤에 나쁜 시절이 오거나 그 반대가 되거나 영의 뒷면에 욕이 있고 욕의 뒷면에 영이 있기도 한다.
어떻든 우리는 계속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고 그렇게 선택해 가며 인생을 채운다.
내가 지금 말하는 이 생각조차도 그렇다.
삶은 단순하게 생각하면 단순하고, 복잡하게 생각하면 복잡하게 된다.
내겐 사랑도, 취미도, 우정도, 가족도 삶의 의미가 될 수 없었다.
어쩌면 무너지려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 삶의 의미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