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지명을 냉소적으로 보는 이유

이재명의 '뒤죽박죽' + 이혜훈의 '비일관성'의 만남

by 남재준

난 이혜훈 기획예산처장관 지명을 그다지 호의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이혜훈이라는 인사 자체에 대해 상당히 냉소적인 입장이기도 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이혜훈 국민의힘 서울특별시 중구·성동구 당협위원장을 기획예산처장관으로 지명한 것을 두고 ‘실용’, ‘탕평’ 이런 말들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할 수 없는 실용주의, 중도주의가 드러난다’라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


속단하기는 이른 것 같다.


이런 문제를 볼 때는 ‘탕평인사’니 하는 정치적 겉치레보다는 그게 가지는 정책 등에서의 함의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혜훈 개인의 일관성 문제에 대해서도.


다른 무엇보다, 정책적 이견의 조율이 있었나?


세 가지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다.


1. 이혜훈 후보자의 정책 방향을 이재명 대통령이 그대로 수용한다.


2. 이혜훈 후보자가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방향을 그대로 수용한다.


3. 이혜훈 후보자와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방향을 서로 절충하거나 혼합한다.


내가 보기에는 어느 경우의 수라 하더라도 문제일 것 같고, 이혜훈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답해야 할 것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다른 무엇보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정책 방향이라는 것이 약간 모호하다고 본다.


자기는 그것을 중도라고 할지 모르겠는데, 개별적인 정책들 – 부동산시장 강경 규제, 부분 감세, 노란봉투법, AI 주도 성장, 관치 금융 기조, 증세 없는 확대 재정... - 이 어떤 원리인지 모르게 뒤섞여 있다.


문재인 정부 때는 국가가 노동권을 강화하면서 복지를 늘리고 공공 부문 고용 창출을 제고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그린 뉴딜이나 혁신성장을 통해 중소벤처기업을 활성화하려는 등의 방향이 있었다.


이 방향은 꽤 분명한 편이다.


윤리적 시장경제와 경제민주주의, 포용적 국가 + 다원적 시장 생태계 등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하게 내세운 건 AI 주도 성장이긴 한데, 그걸 또 국가가 상당 부분 주도해서 하겠다는 듯이 말했다.


AI 산업 활성화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현재의 취업난을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그리고 기본사회론을 막판까지 강조하더니 대선부터는 또 그런 얘기가 딱히 없었다.


친시장, 친기업인 것처럼 어필하더니 이 정권이 들어오고 나서 정부가 금융 부문 경영에 개입하겠다는 듯한 뉘앙스를 자꾸 풍기고, 금융권 입장에서 관치 금융처럼 느껴질 수 있는 상품들을 도입하고 또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보다 훨씬 강경하게 부동산시장 자체를 포괄적으로 규제했다.


기본사회를 계속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복지를 확대하면 소비가 증가한다는 것이고 AI 주도 성장은 국가가 생산도 지원한다는 것이다.


엄청나게 많은 예산이 장기적으로 투입되어야 하는데, 조세 전략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이 없었다.


배당세를 감세하겠다고 했는데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배당을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고 애초에 개미 투자자들에게는 별로 의미도 없는 정책이었는데 양도세 대주주 요건을 강화하면서 정작 배당세가 사실상 타겟팅하는 주주들의 불만을 샀다.


조세 전략에 대해서는 그냥 ‘재정 여력이 된다.’ 민주당이 내놓은 답이라고는 그게 다였고(대선 공약에 보면 재원 마련 방안 항목에 ‘향후 5년간 세수 증가분’ 정도가 다였다) 기획재정부를 쪼갠 것도 결국에는 예산 기능을 떼어내 자기들이 하고 싶은 것을 더 수월하게 하겠다는 의도였다.


예산실에 있는 관료들은 좋아한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면 조세와 예산이 정확히 일대일 대응을 하는 건 원래 아니지만(양출제입), 그렇다 하더라도 이제 IMF, 세계은행, OECD 등에서도 재정건전성을 좀 더 염두에 두라고 주문한 만큼 조직/정책에서 서로 연계되도록 하는 것이 맞다.


내가 보기에, 이재명 정부는 실용이라고 하지만 완전히 뒤죽박죽이고 정확히 어떻게 가닥을 잡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인지의 청사진이 없다.


다만 이제까지의 경향으로 보면, ‘국가 주도’가 오히려 문재인 정부 때보다도 전체적으로는 더 강해지는 측면이 있다.


문재인 정부 때는 성장 전략 부재 비판에 관하여 혁신성장과 그린뉴딜, 그리고 그 아래에 정책수단으로서 규제샌드박스 등을 두었고 공급/생산에 전면적으로 정부가 개입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


공공 부문 고용을 늘린 건 있었지만 그걸로 시장을 어느 정도라도 대체하겠다는 말까지 나온 적은 없다.


뭐 이재명 정부도 일단은 그렇긴 한데 그건 그것대로 문제인 것이 만약 국가가 직접 나서는 것도 그렇다고 기업에 맡기는 것도 아니면 예를 들어 기업을 억지로 압박하는 식의 관치로 귀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가 주도 경향이 강한 이재명 정부의 (굳이 말하자면) 기조와 이혜훈 위원장의 기조는 정면 충돌했다.


이재명도 이혜훈도 말로는 ‘경제에는 보수/진보가 없다’라고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실제로는 그걸 보수/진보라고 이름 붙이기가 어려울 뿐, 명확히 정책 방향이 달랐다는 것이다.


불과 작년 총선 국면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운동권이 상당히 폐를 끼쳐왔고 그에 공감하는 국민이 많다고 생각하고 저도 그런 국민 중에 한 사람이에요. 한 37년 전 40년 전에는 운동권이 분명히 공헌한 바가 있죠. 독재 정권을 청산하고 민주주의를 정착시키 저는 도움이 됐다고 봐요. 그런데 그 옛날에 그런 점이 있지만 그 후에 35년 정도를 저렇게 무슨 기득권의 기생까지는 아니고, 저렇게 안주하면서 아니 도대체 국민의 군림하고 운동권 정치에 저는 가장 폐해는 뭐라고 생각하냐면 경제에 무지하고 무능하면서 경제 실패를 해가지고 국민의 빚더미에 나라를 빚더미에 이렇게 올려 앉혀놓는 것은 저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봅니다.


첫째 부동산 이게 완전히 서민과 청년을 완전히 빚더미로 내몬 거 아니에요? 문 정권 들어서 서울 집값을 2배 이상 올렸잖아요. 가장 피해자가 서민과 청년 아닌가요? 그리고 문 정권 들어서 완전히 그냥 돈을 풀어서 이 돈 푸는 것도 정부의 상당한 개입이거든요. 이게 바로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면서 정부가 개입하는 경제정책의 대표적인 거잖아요. 물론 코로나를 핑계, 핑계는 좀 심한 말이고 코로나를 어떻게 보면 명분 삼아서 저렇게 돈을 많이 풀었는데 그게 어쨌든 초저금리 기간을 상당히 가져간 거잖아요. 그러니까 다들 뭐 이게 영원할 줄 알고 경제를 그렇게 전공하지 않은 국민들 청년들은 빚을 많이 내서 집값이 오르니까 집을 사려고 다 빚을 냈는데 당연히 저렇게 초저금리가 오래 가면 그다음 반드시 오는 것이 금리가 오르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건 경제 전공 안 한 사람들은 잘 모르죠. 그리고 정부가 그 얘기를 안 해줬죠. 반드시 좀 있으면 금리 오른다 그 얘기를 왜 안 하느냐고요. 해야죠. 그런데 안 하고는 경제 관료들은 마치 이게 영원할 것처럼 그냥 두니까 바로 금리 올라가서 이제 빚더미에 오르는 거 아니에요? 국민은 빚더미에 올렸죠.


그다음에 그거 하느라고 계속 코로나를 이제 명분 삼아서 계속 복지 자영업자들 지원금 같은 거 주면서 국가부채를 600조에서 문 정권 시작할 때 600조대였잖아요. 그때 1000조 넘게 올려버렸잖아요. 국가부채를 나라의 빚더미에 올렸잖아요. 국민의 빚더미에 나라의 빚더미에 이렇게 올린 게 바로 운동권들의 경제무지 경제무능 하면서 경제 실패해 가지고 나라를 이렇게 만들었잖아요.


(중략. 민주당 측에서 거대한 가계부채를 상대적으로 부채가 적은 국가가 책임져 줘야 한다는 주장에 관해) 그런 논리를 소위 말하는 운동권 운동권 경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계속 그 얘기를 하는데 가계부채와 정부부채를 그렇게 똑같이 일률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국가부채라는 것은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가계부채의 구성에 따라서 위험도가 달라지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국가부채는 바로 국가 신임으로 연결이 되고 모라토리움으로 연결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가계부채하고 똑같이 얘기할 수가 없는 거예요. 가계부채가 조금 는다고 해서 나라가 망하는 건 아니지만 국가부채는 조금이라도 위험 수준에 가면 바로 나라가 망하는 거기 때문에 가계부채 조금 느는 거랑 국가부채 조금 느는 거랑 동일선상에 놓고 얘기할 수는 (없죠.)’


'(이재명의 호텔경제학 비유가 시사하는 승수효과 주장에 대해) 저는 반쪽짜리 얘기라고 생각해요. 승수효과만 알고 구축효과는 모르시는 말씀이다, 이렇게 보는데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산다라고 얘기하는 이거 5년 동안 지겹도록 듣던 얘기예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 똑같은 얘기를 표현만 다르게 한 쌍둥이 버전이에요. 돈이 돈을 번다, 소득이 소득을 창출한다, 이거는 모순적인 동어 반복이거든요.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것이 실패했다는 건 이미 많은 여러 가지 데이터 등을 통해서 확인됐기 때문에 여기서 제가 긴 시간 설명하지는 않겠고요. 왜 승수효과 얘기만 하셨다고 보냐면 승수효과라는 게 그런 거 아니에요, 정부 지출을 늘려서 근로자들의 소득을 늘려주면 소비가 늘어나서 승수가 된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건데 실제로는 정부 지출이 증가한 것보다 총수요가 작게 늘어났기 때문에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했었고 근데 실제로는 어떤 일이 일어났냐면 정부 지출을 증가시키느라고 세금을 더 걷어서 정부 지출을 늘리느라고 세금이 늘어나게 되면 당연히 근로자들이나 개인들의 지갑이 줄어들기 때문에 민간지출이 감소합니다. 민간지출과 정부지출의 합으로 이루어지는 총지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죠. 그럼 총지출이 감소하게 되면 결국 총수요도 감소하는 부분이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바로 구축효과거든요.'


이 말들을 보면 이혜훈 위원장은 단순히 구제척인 정책수단이나 특정 정책 전략만 가지고 비판을 한 게 아니고 아예 경제정책을 지휘하는 주체 자체를 비판했다.


기본적인 경제 원리, 정부의 개입 정도, 조세와 재정, 부동산 규제, 산업 대책, 금융 등과 관련해 어느 것에서도 근본적인 인식조차 일치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혜훈 위원장의 말에도 근본적인 문제가 많다.


예를 들어, 경제학을 잘 했다고 해서 경제정책을 잘 하게 되지는 않는다.


당장 제롬 파월이나 크리스틴 라가르드 같은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수장들은 경제학 전공자들이 아니다.


물론 그들에게는 금융권에서 일했거나 하는 경력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곳에서 일하기 위해서 반드시 경제학을 전공해야만 하는 건 아니다.


그리고 경제학은 분석과 설명을 하는 학문이지 규범적 처방을 하는 학문이 아니라는 점을 스스로 교과서에서부터 규정한다.


또 경제학 이론의 경우 주류적인 것도 유효기간이 있었다.


경제학 이론은 서로 다른 이론이 상충하는 정도가 물리학과 같은 자연과학 분야보다 심하고(그렇게 안 보이려고 애쓰지만 경제학도 사회과학인 만큼 '가치' 개입이 있고 뭐가 궁극적인 설명인가 같은 게 사실상 없기 때문), 패러다임 변동도 물리학보다 빨리 일어난다.


물론 기저에 쌓이면서 잘 변하지 않는 것들도 있지만, 그건 정책적 시사점은 적은 편이다.


이혜훈 위원장은 경제학자 출신이지만, 틀린 주장도 많았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지원하면서 지하경제 양성화니 하면서 세정을 정상화하거나 심지어 감세를 해도 재정에 부담 없이 복지 등을 할 수 있다는 것처럼 주장했었다.


후에 그 주장을 철회하긴 했지만, 어쨌든 그건 틀린 견해였다.


감세를 해도 경기가 활성화되면 오히려 증세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식의 논리(래퍼 곡선)는 이미 미국에서 실증적으로 기각된 얘기였다.


'가계부채가 조금 는다고 해서 나라가 망하지는 않는다'라는 말(10년 전도 아니고 작년에 한 말이다)을 금융안정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더 정통 경제학자이자 국제기구에서도 두루 관료를 맡아보았으며 현재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강경한 기조를 취하고 있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들었으면 어떻게 반응했을지 궁금하다.


경제학자 출신 정치인이라도 자기가 지향하는 바대로 이론을 끌어다 쓴다.


어떤 면에서 경제학은 실증 학문인 면도 있지만 굉장히 도그마틱한 분야이기도 하다.


경제학자 출신 정치인들 중에는 특별히 근거가 충분하지 않거나 이미 유효성이 다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이론이나 분석을 써먹고선 경제학 전공자라는 권위로 덮어버리려고 하는 이들도 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정책도 논리나 실증적 근거가 없는 파상공세가 많다.


문재인 정부 때 어떤 원로 경제학자는 ‘내 삶을 책임지는 나라’를 ‘사회주의’라고 마음대로 해석하는 황당한 소리를 했다.


이혜훈 위원장도 비슷한 맥락에서 ‘돈을 푸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면서 정부가 개입하는 경제정책의 대표적인 거잖아요.’라고 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혜훈 의원이 속한 보수정당이 강하게 추앙하고 또 이혜훈 자신이 강하게 지지한 박근혜의 아버지 박정희는 민주당보다 훨씬 포괄적이고 강한 국가 주도 개발 정책을 펼쳤다.


오히려 민주당 정권에 들어와서는 복지를 증가시키기는 했어도 생산 영역에서 관치를 철폐하고 기업경영을 투명화하는 개혁을 추진했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사회주의라고 하려면 정부가 대대적으로 국유화 같은 것을 했어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가 그런 것을 한 경우를 본 적이 있느냐.’라는 취지로 말했었다.


실로 그렇다.


그리고 복지 확대는 문재인 정부만 한 것이 아니라 박근혜 정부에서도 기초연금이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을 말했었다.


같은 정책을 자신들이 하면 괜찮고 정적들이 하면 안 괜찮단 말인가?


물론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공급 측면 정책의 부재, 시장의 이해 부족 등 이론적으로 엉성하고 이단적인 요소들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실제로 시행한 정책 중에서는 딱히 보수나 진보라고 구분하기 어려운 정책들도 많았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이론적 틀이 문제였던 것이지, 문재인 정부가 취했던 정책 방향은 이웃나라 일본의 온건'보수' 정권이었던 기시다 후미오 내각과도 유사점이 많다. 또 문재인 정부가 좀 더 개입 경향이 크긴 했지만 유럽의 기독교민주주의나 후견적(Paternalistic) 보수주의와도 유사하다.


이 점에 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 본인도 ‘대북정책이나 교육정책 등도 그렇고, 많은 정책들은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정부에서 정부로 이어져 내려온 것들인데 자기들이 하던 것을 이어받은 것도 우리가 했다는 이유로 전천후로 공격을 한다.’라는 취지로 임기 말에 언급했었다.


팬데믹 때 정책 대응을 비판하는 것도 문제가 많다.


초저금리는 한국은행이 단행한 것인데, 가계부채 문제를 그전부터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팬데믹으로 인한 대봉쇄는 유동성 위기를 가져올 가능성이 컸다.


가계부채는 ‘빚내서 집 사기’, ‘부동산 주도 부양’ 카드를 다시 꺼내든 박근혜 정부 때의 초이노믹스도 중요한 책임이 있다.


적어도 민주당 정권은 그 이전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부터 ‘인위적 경기부양 – 특히 구체적으로 말해 토건 중심 부양 – 은 없다’라고 못 박아 왔다.


어느 쪽이 더 시장을 존중하는 것인가?


그리고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푼 것도 우리나라만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재정적 CPR 차원에서 다른 선진국들 – 심지어 시장 원리를 강조하던 영국 보수당 내각에서도 – 에서도 했던 것들이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 본인이 언급한 것처럼, 그다음에는 선별적 지원으로 들어갔다.


정부부채 증가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부부채는 박근혜 정부 때건 문재인 정부 때건 멈추지 않고 계속 증가했고, 문재인 정부 중후반부에 앞서 언급했듯 대봉쇄가 걸리면서 긴급하게 경기부양 지출을 하면서 국민에게 당장 조세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해서는 국채 말고는 다른 길이 없었다.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 자체는 당시에 주요 세계경제기구에서도 주문하던 바였고, 일본의 ‘보수’ 정권인 아베노믹스는 어떤 면에서 문재인 정부보다 훨씬 공격적이고 강하게 확대 재정 드라이브를 펼쳤다.


단순히 ‘이러이러한 전략은 걱정이 된다. 이런 식으로 보완을 하거나 전면 개편을 해야 한다.’라고 말한 것이 아니라 ‘운동권들의 말도 안 되는 경제 인식과 정책이 경제를 파탄 내고 있다.’라는 수준으로 말을 해 오던 사람이, 갑자기 360도 방향을 바꿔서 이재명 정부의 정책에 전적으로 협조를 한다?


솔직히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설령 그때 한 말들이 정치적 맥락에서 나온 말이라고 해도, 그 정도로 강경한 말을 했으면 자기 말과 생각에 책임은 져야 하는 것 아닌가?


이재명 정부는 어떤 면에서 문재인 정부보다 더 강경한데, 어떻게 그것을 조정할 것인가?


근본적으로 인식과 관점 등이 맞지 않으면 아무리 ‘서로 잘 맞추어 가자’라고 해도 성공이 쉽지 않다.


이전에도 진보 정권이 보수 인사를 기용하는 일은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게 어떤 실질적 효과를 가져왔는지에 대해서는 최소한 평가가 엇갈린다.


더구나 경제정책에서 극단적인 상극이었고, 그런 상황에서 달리 인식이나 이해나 시각 등의 변화라는 의사 표명 없이 그냥 ‘경제에는 보수/진보가 없으니까’라는 미사여구로 직전까지 자기가 비난하던 정권에서 봉직하겠다는 건 좀 뻔뻔하지 않나?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방향 자체가 모호함과 강경함이 동시에 느껴질 정도로 굉장히 뒤죽박죽이다.


만약 이혜훈이 그 방향을 그대로 따라간다면 탕평이고 뭐고 간에 큰 의미 없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반대로 이혜훈이 종래에 표명해 오던 정책을 그대로 가져간다고 하면, 진보 진영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보다 더 개혁적이라고 광고하고 다니더니, 결국 문재인 정부보다 더 오른쪽인 정책을 실질적으로 하겠다는 뜻인가?


만약 양자를 절충하겠다면 단순히 절충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절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장관들은 정책 기조나 결정 등에 관하여 항의하며 사퇴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장관직은 일단 받고 보는 것 같이.


여담) 개인적으로는 이혜훈 위원장이 성소수자 인권 등에 대해 매우 극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거슬린다.


경제적 영역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말하면서 자유주의의 본령인 문화적 차원에서의 개인의 자유는 억압하는 편에 있다.


경제 분야 장관이니까 문제없다고 할지도 모르겠는데, 우리나라 민주당이 개신교로부터 ‘가정 파괴 입법’을 한다고 비난을 듣는데 그 민주당은 성소수자 후보가 있다는 이유로 한 진보정당과의 비례 연합을 못 하겠다고 해서 논란이 되었었다.


참고로 외국에서는 아주 오랜 세월 동안 군은 물론이고 주요 공직에 트랜스젠더는 말할 필요도 없고 동성애자가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만약 업무 역량과 무관하게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안 된다고 하면, 다시 인권의 시각에서 볼 때 그 반대의 정체성을 가진 자가 되어야 한다고 인정해주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개신교 우파 측에서는 자신들을 피해자고 소수자인 것처럼 말하는데, 정작 주요 정당들은 개신교 교세의 눈치를 제대로 보고 있고 이 나라에서 개신교도이면 공직에서 이익이 되면 되지 손해가 되진 않는다.


반면에 성소수자들은 어디에 내놓고 말할 수 없는 건 물론이거니와 반사적으로 보호를 규정하게 된 국가인권위원회법상의 원칙적 보호 선언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보호 입법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


올해 10월의 여론조사에서는 거의 절반이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는데 어느 선진국에서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다.


성소수자가 공직 생활을 하려면 그걸 절대 드러내서는 안 된다.


정말 열위에 처해 있는 게 과연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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