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의 웃기지도 않는 뒤늦은 민주주의 타령

민주-조국 합당을 둘러싼 정치를 보며

by 남재준

*좀 더 직설적이고 거친 표현이 많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910714


웃기지도 않는다. 정청래건 의원들이건 이재명이건 당원들이건 다 거기서 거기인데 교감이나 논의가 있었으면 어쩔 것이고 아니면 어쩔 것인가? 그 논의라는 게 맥락이나 내용 등의 차원에서 뭐가 유의미하다는 것인가?


이재명이 대표였던 시절부터 이미 민주당의 당내 민주주의는 파탄이 났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인가 하면, 정성호가 그나마 제일 이성적인데 그 정성호도 고민정에게 최고위원 사퇴를 요구하는 등 린치에 가담한 전적이 있다.


그런데 고민정은 또 비명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고민정은 느슨한 친명에 가까웠고 적어도 비명이 보기에는 그냥 친명 온건파 끄트머리에 있는 것과 비슷했다. 자기는 체포동의안에 동의 표결을 하지 않았다고 '변명'하거나 하는 상황도 황당했다.


동의를 했으면 어쩔 것이고, 아니면 어쩔 것인가? 그 체포동의안 표결은 기본적으로 정당 내 투표가 아니었다. 국회의원은 각자 자기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당의 부분이건 전체건, 광기와 광신에 찬 목소리들이 민심조차 아니면서 민심이어도 하면 안 되는 후에 숙청되는 의원들을 협박하고 위협하는 행위들을 일삼았다.


민주당은 그때 이미 단순히 '반대의견'을 넘어 '반대인 것 같은' 의견이나 사람마저도 모조리 짓누르고 있었다. 애초에 이재명의 부결 요청 자체가 숙청의 의도를 내포한 '함정수사'였음을 본인이 자백했었고(그래도 이재명의 악의에 대해서는 판단 유보였는데 이 지점에서 경악했었다).


이재명이 원죄를 만들어 놓은 체제인데 하물며 무슨 참다가 정청래의 '독재'에 항거한 것처럼 길길이 날뛴다. 민주당에 있는 정치인들은 거의 단 한 명도 예외 없이 민주적 절차 보장이니 하는 말을 할 자격이 없다.


이재명이나 정청래나 거기서 거기인 작자들이고, 철새 정치인 이언주와 이낙연에게 폭언을 쏟았던 강득구 등이 이제 와서 소신 정치인 흉내를 낸다는 것도 가증스럽다. 정청래를 옹호하고자 하는 뜻은 아니지만, 어차피 순도 100% 친명 정당인 민주당에서 골수 친명인 여당 대표가 비전이나 접근 차원에서 달리 가겠는가?


결국 지금 민주당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같잖은 짓들은 모든 권력을 쥔 후 그걸 더 갖겠다고 서로 아귀다툼을 하는 추한 모습일 뿐이다. 노선이나 정책에 대한 다툼이 아니고, '정청래가 이재명에 거스르는가, 아닌가?(=자기정치를 하는가? 아닌가?)' 이걸 토론 또는 정쟁이라고 하고 앉아 있는 게 어처구니가 없다. 심지어 이것조차 그냥 명분으로 보인다.


당원 토론회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지금 반대자들은 민주당과 조국당의 합당 절차를 놓고 비판을 하는 것 같은데, 사실 민주적 절차라는 걸 거친다고 해도 내용적으로 볼 때 무슨 의미가 있나? 조국당과 민주당이 무슨 그렇게 대단한 견해차라던가 이런 게 있어서? 잘해봐야 선거 전략에서 유리하냐 아니냐 정도인데, 이런 걸 당원들에게 논의시켜서 뭘 어쩌겠다고?


조국당은 진보적 시민사회나 민주노총 등과 연계된 정당이 아니라, 조국 1인 정당이고 민주당계 아류 정당에 불과하다. 인적 구성 성분을 볼 때, 잘해 봐야 민주당에서 좀 더 먹물들이 모여서 양심 흉내를 내는 데 지나지 않는 당이다.


민주당이 정의당에 원했던 말 같지 않은 모욕적인 역할대로, 조국당은 민주당에 근본적으로 다른 차원, 다른 관점에서 반대의견을 내지 않고 액셀러레이터 역할 위주로 충실히 하고 대선과 총선에서 후보조차 내지 않는다. 이런 당이 야당이라고 있는 게 이미 민주정치를 근본적으로 기만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문재인의 조국에 대한 옹호도 선을 넘었다. 조국 개인에 대한 린치로부터의 보호나 변론은 그렇다 쳐도, 조국당과 같은 비례용 정당, 민주당의 위성정당이 정치적 차원에서 출현하고 진보정당을 밀어낸 건 심각한 개악인데 여기에 노골적으로 힘을 실었다.


애초에 조국의 정계 입문용 도구에 지나지 않는 것이 조국당의 실체이다. 차라리 합당을 해서 기만적인 현재의 상태를 청산하고 명실상부한 동일체로서 함께 심판을 받는 게 맞다.


민주당에는 '더불어'가 없고 조국당에는 '혁신'이라는 게 없다. 나는 민주당이라는 이름도 그냥 관성적으로 그렇게 불러왔으므로 그렇게 부르는 것 뿐이고, 조국당은 말 그대로 '조국의 당'이니까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세계관/정책 차원의 신념, 당내 다양한 이견의 보장과 건전한 토론 등 정치적 인테그리티(Integrity)가 완전히 공중분해된 정당에서 자기들끼리 잘 논다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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