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 오늘 한 시사에 관한 두 가지 짧은 생각

by 남재준

1.

'어느 당이 되어도 똑같은데 나한테 뭐 하나라도 해주는 데를 찍겠다.'
'제일 덜 아닌 데를 찍는다.'
요즘 전 세계의 생활자들 상당수가 공유하는 생각 같다. 이 당이나 저 당이나 똑같다는. 실제로는 항상 그런 것만도 아니지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살피기에는 온 세상이 지쳤다. 나도 그 생활자ㆍ세상에 공감하지만, 동시에 걱정하고 우려한다.


이대로라면 유럽에선 이탈리아나 헝가리만이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이단시되었지만 진실과 정의의 투사들'이라는 프레이밍을 통해 극우의 세상이 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다카이치의 지속불가능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일본국민들은 견제장치ㆍ브레이크를 해제해버렸다. 후에 방위 강화 명목으로 증세를 하고 현재의 확장재정이 미래의 긴축재정으로 돌아오며, 언젠가 징병제가 부활할 가능성을 열어주는 법적 근거가 생기는 등의 결과가 나타난다면 제동장치를 푼 일본국민 스스로의 책임이 될 것이다.


물론 다수의석은 양날의 검이다. 더구나 압도적 다수의석이라면 극도의 영광이면서 동시에 극도의 잠재적 위기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성과'나 명분에서의 반사적 우위(e.g. 일본 중도개혁연합에 대한 비난, 한국 비민주당 진영 사람들에 대한 소외 등)를 앞세워 다수의 독재를 허용하는 민주적 매너리즘이 나타날까 두렵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세계 어디에도 미래가 없다.


2.

(문재인 전 대통령의 <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홍성수 저) 추천 글을 보고)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것이라는 일부 종교계 등의 불신…”


동의하지만 동성혼 법제화는 의욕할만한 것이 아니라는듯한 뉘앙스는 여전히 부적절하다.


그정도로 수세적으로 나아간다면 차별금지법 논쟁의 핵심인 성소수자의 포함 여부 문제에서 성소수자는 제외하자는 반인권적, 반자유한 타협이 나올 수도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사회적 합의'의 선행을 말했는데, 내가 이전에 이낙연 전 국무총리 본인에게도 물었듯이 그 사회적 합의를 위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뭘 하느냐가 인권입법 의지의 척도이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이 한 말이라고는 재임 말의 일회성 멘트 정도이다. 그것도 국회에서의 입법논의 가속화 희망 정도였다.


문 전 대통령의 의지가 추상적 인권보장 내지 인도주의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재임 내내 의문이었다.

사실, 이론적으로는 차별금지보다 혼인평등이 우선한다고도 생각한다.


차별금지는 사실상 행정을 통한 인권구제 강화 즉 공적 보호이다. 하지만 동성혼은 사적 자치 그중에서도 친밀ㆍ유대ㆍ애정 등 개인 간 깊은 감정적 관계의 자율성에 기초한다.


현행법문상으로만 볼 때 동성혼은 위법이 아니므로 적법 내지 합법으로 한다는 표현은 타당하지 않다. 동성혼은 명확하게 법제화해야한다. 종교의 동성애 혐오 표현의 자유와 동성커플의 혼인의 자유는 동등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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