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와 준야 일본 중도개혁연합 대표의 불안한 출발

by 남재준

'총선 참패' 日제1야당 새 대표 선출…"평화헌법 개정 가능" | 연합뉴스


다소 이상한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중도개혁연합 신임 대표였다면 '아직 참패 수습 단계이기 때문에 당장은 기다 아니다 라고 말하기 어렵다. 우선 당을 추스르면서 의원들과 중점적으로 논의해 보겠다.'라고 답했을 것이다. 개헌에 대한 동의 여지를 구태여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으로 야당의 존재 의의를 상실시키는 면이 있다.


이번 총선에서 중도개혁연합은 개헌 이슈 때문에 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호헌을 주장했기 때문에 진 것이 아니라고 본다. 그냥 다카이치의 현란한 리더십과 자민당의 조직력 그리고 공명당과의 통합이라는 패착, 반중 감정 등에 묻혔기 때문에 진 것이지. '구세대 정당'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2012년 총선에서의 궤멸과 아베 내각 때나 지금이나 아베 신조나 다카아치 사나에와 같은 카리스마 있는 리더와 아베노믹스와 같은 강력하고 종합적인 경제정책 패러다임/이니셔티브가 중요했다. 애초에 중도개혁연합은 생활자 중심의 패러다임을 가지고 사회정책이나 경제정책을 가지고 승부하려 했다.


신진당, 희망의 당 그리고 이번의 중도개혁연합에 이르기까지, 자민당과 겹치는 보수정당이나 어중간하고 무미건조한 기성세대 정당으로 비쳤을 때 야당은 항상 졌다. 여론 동향의 대강을 보면, 공명당과의 합당이 치명타였다. 차라리 2017년 입헌민주당 창당 때의 '결의의 정치'를 되살렸다면 나았을 것이다. 막말로 호헌용 브레이크가 아니라면 당장 일본정치에서 야당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오가와 준야는 이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이긴 했지만 구체적 견해까지는 잘 몰랐다. 개헌에 대한 견해도 그렇게 일관되는지 잘 모르겠다. 이 사람은 2017년에 희망의 당 후보로 당선되었었다. 민진당 의원이 희망의 당 후보로 공천을 받으려면 고이케 유리코의 배제의 논리에 따라 개헌에 찬성해야 했다. 그러니 오가와 의원은 개헌에 찬성하는 입장이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입헌민주당 당내 우파인 화제회(노다G)와 당내 좌파인 생추어리(곤도G)에 동시에 회원으로 있던 것도 다소 이해하기 어려웠다. 2024년 당대표 경선에서 노다를 지지하면서 결국 파벌이 지지하는 후보를 회원인 의원들이 지지하도록 되어 있는 생추어리를 탈퇴했지만.


지금 일본의 야당이 해야 하는 일은 자민당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1) 자신의 존재 의의를 분명히 정하고 (2) 이를 더 많은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전략과 수단을 찾는 것이다. 다카이치 사나에는 압승하긴 했지만, 이건 사실 이미지 정치에 가깝다. 사나에노믹스나 방위문제에의 과잉 집중 그리고 의뭉스럽게 넘어가 버린 정치자금 문제 등은 여전히 자민당의 치명적 약점이다. 어차피 당분간은 수권정당이니 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기 때문에, 소수정예로 자민당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끈질기게 치고 들어가면서 국민과의 소통과 공감대를 늘려야 한다.


세대 교체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고 본다. 베테랑 중진들도 낙선하는 상황에서 신예가 갑자기 나타나 그들의 자리를 상쇄하리라고 보는 건 너무 낙관적이다. 신인들은 자민당처럼 조직력 등 정치적 배경이 확실해야 더 많이 뜰 수 있다. 그 중 몇몇이 두각을 보이던가 하는 식의 생태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낙선하긴 했지만 에다노 유키오, 오카다 가쓰야 등의 선한 정치적 바이브는 아직 유효하다. 그것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중요하다.


원칙 없이 자민당이나 젊은 세대에 맞춰보겠다고 어설프게 행동하면 야당의 정치적 진로는 더욱 좁아질 것이다. 특히 공명당처럼 조직적인 지지가 없는 입헌민주당과 같은 정당은, 흩어져 있는 시민들의 의지를 어떻게 모으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1996년 민주당, 2007년과 2009년의 민주당, 2017년의 입헌민주당 등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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