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실패, 친노의 실패

계파가 정당을 삼키다

by 남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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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이 정치에 실패한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유시민 자신이 오늘날의 이 난국을 초래한 장본인 중 하나이고, 지금 이것이 그의 업보의 일부분이라고 본다. 이제와서 그런 말을 한다고 바뀌기에는 민주당은 너무 멀리 와 버렸다. 친문 때 이미 이런 일을 겪어놓고도 훨씬 더 극단적으로 심한 버전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순수한 친명'과 '악의적 친명'은 애초에 나눌 수 없다. 그리고 '순수한 원팀'이란 이론적으로나 가능한 얘기이다. 일단 한 리더나 계파에게 모든 힘을 집중하는 순간, 그들에게는 반성ㆍ자정 유인이 사라지고 독점한 권력을 더 많이 먹기 위해 서로 간에 무의미한 암투가 시작된다. 민주주의가 지켜지려면 집단지성이 최대한이지만 견제와 균형이라는 최소한이 전제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근본적으로 무위로 돌아간다.

더구나 이재명과 친명은 포용과 분권이라는 마인드가 없는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그 집중된 권력을 국정철학과 정책의제의 추진에 제대로 쓰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인식적 전제 위에서 최대한 이재명과 근본적으로 다른 인식을 가진 이들이 견제와 균형을 맡을 수 있게 하고, 인식ㆍ의견의 다양성을 통합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민주적 리더십을 찾아야 했다.

그게 어려운 상황이었다면 최소한 이재명을 지지하더라도 확실하게 제동장치 역할을 문재인ㆍ강금실ㆍ유시민 등이 했어야 했다. 유시민은 그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한때 함께 정부에 몸담거나 군소정당에 함께 있었거나 하던 이들마저 '동지를 팔았다'며 린치에 가담했다. 문재인ㆍ강금실은 과하게 조용하게 그저 당과 진영에 순종하기만 했다.

민주당의 '분열과 패배의 역사'를 핑계대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사람이 트라우마 자체에 대해 공감받을 수는 있어도 트라우마에 기초해 행동하는 것이 정당화되지 않듯이. 민주당은 노무현의 트라우마를 발전적으로 극복하는 데에도, 노무현의 유지를 잇는 데에도 실패했다.

외형만 비슷해보일 뿐 민주당의 실체는 심하게 변질되었다. 이낙연은 민주당이 김대중의 정당이 아니게 되었다는 것을 지적했지만, 더 심각한 건 민주당은 노무현의 정당이 아니게 되었다는 점이다. 서사로서의 노무현만 남고 의지로서의 노무현은 정치적 깃발로 이용당한다.

[유 작가는 “(여당 내) 권력 투쟁이 벌어지면서 이상한 모임들이 생겨나고, 친명을 내세워 사방에 세를 과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미친 짓을 하면 내가 미쳤거나 그 사람들이 미친 것인데, 제가 미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앞서 유 작가는 지난 2일 ‘여권의 스피커’로 불리는 유튜버 김어준 씨의 방송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6·3 지방선거 전 합당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추진한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에 손을 들어주며 친명 지지자들의 집중포화를 받아왔다. 유 작가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어준씨와 호흡을 맞춰 정 대표를 지원한다는 게 비판이 주된 이유였다.

유 작가는 이날 방송에서 “제가 졸지에 반명 수괴가 돼버렸다. 저는 친명이자 친노, 친문”이라며 “민주당 당원도 아니고, 두 당은 각자 장단점이 있어 합당해도 괜찮고 안 해도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어준씨와 유시민 작가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질문에는 “제가 영향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몸을 낮추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질문이 계속되자 유 작가는 공취모와 친명계 의원, 지지자들을 향해 반격에 가까운 직설적 발언을 쏟아냈다.

유 작가는 공취모에 대해 “검찰의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확신이 있다면 국정조사와 입법권을 행사하면 될 일이지,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이 서명 운동을 한다고 한다”며 “그 모임에 계신 분들은 빨리 나오셔야 한다. 왜 이상한 모임에 들어가느냐”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을 위하는 것은 여당으로서 당연하고 좋은 일이지만, 마음으로 위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겉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없다”고 덧붙였다.

친명 성향 지지자들을 향해서는 “묘한 커뮤니티가 있는데 거기서는 이재명만 훌륭하고 나머지는 다 쓰레기로 취급당한다”며 “그런 유튜브 방송이나 블로그 글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개혁 문제를 두고선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비판했다. 유 작가는 “국무총리실에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입법 예고를 하는 과정에서 다 헝클어지고 논의가 실종됐다”며 “정부 입법 예고와 별개로 여당이 중심이 돼 국회 법안으로 추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정 장관이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검찰은 과거와 다르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는 “망언이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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