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인식을 들어보니 자신의 재임기간 동안에도 민주당이 소수파였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민주주의라는 관점에서 보면, 민주당이 다수를 점한 2020년 이후보다 2017년-2019년이 더 나았다. 민주당은 이슈 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동시에 그 자체가 어느 정도 민주성을 담보하는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어차피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은 2020년 이전이나 이후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다만 2017년-2019년 동안에는 민주당이 근소한 제1당이어도 단독 과반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2당인 자유한국당이 어느 정도 책임을 분담하는 측면이 있었다. 자유한국당은 조국 사태에 이르기까지 계속 길길이 날뛰었지만 사실 민주당 입장에선 오히려 그런 상태의 지속은 속으로 쾌재를 부를만한 일이었다.
2020년에 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한 이후 과연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의문이다. 민주당이 일본 자민당처럼 성숙한 수권정당으로 발돋움한 것도 아니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 많은 의석을 요구하는지 의문이 크다. 그렇게 혼자만의 대의를 위해 설치는 동안에 민주당이 포괄하지 못한 많은 유권자들은 점점 서로 멀어지고 이것이 극단주의와 포퓰리즘을 더욱 가열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포용을 말했지만, 민주당은 포용을 제대로 실현한 적이 별로 없다. 그나마 소수 여당이었을 때는 억지로라도 대화와 협상을 해야 했지만, 지금은 토론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대화를 할 의지조차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에 '건강하게 맞설' 새로운 대안 야당이 등장할 토양을 조성하기 위한 선거제도개혁 등 정치개혁을 단행하는 것도 아니다. 민주당에는 보수진영 궤멸 말고는 아무런 비전이나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