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입체적인 혜안이 필요하다

by 남재준

사람이 계략에 밝고 처세에 능했다고 해서 모두 같게 볼 것은 아니다.

드라마 <후궁견환전>에서 견환이 한탄하듯이, 계략을 즐겨서가 아니라 그것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의 계략을 알면서도 거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 처신을 조심하거나 역으로 계략을 써서 상대를 처치하는 등의 모습들을 보인다.

이건 원칙과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상대의 계략이 독수일수록, 악의가 클수록 대응의 독기와 강도도 강해지는 게 일반적일 것이다.

계략은 인간의 이기성이라는 생래적 본성에서 나오는 당연한 디폴트값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이기성이 본성인 사람도 있지만 아닌 사람도 있으며 아닌 사람의 경우 계략에 대한 혜안은 생존을 위해 습득한 후천적 도구에 불과한 것일 수 있다.

가끔 실록을 보다보면 성선설과 인ㆍ예를 기초로 하는 유교적 시각에서 계략가들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사람들을 계략 자체를 즐기거나 당연한 것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과 같이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이다.

선과 악, 미와 추 등은 이념형일 뿐 현실에서 딱 떨어지지 않는다.

많은 대립 개념들을 현실에 적용할 때에는 대개 사람들이 양자 사이의 스펙트럼에 있으며, 구체적 양상도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해결을 안 해도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