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양대 진영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의 망상에 빠져 있다. 차라리 과거처럼 중도 내지 소위 '보수' 양당제였으면 적어도 이 포퓰리즘 양당제보다는 나았을 것이다.
피해의식과 도덕적 우월감에 갇혀 분명한 근거 없이 막연한 개연성을 사실로 단정해 "기득권층", "윤석열ㆍ국힘과 한통속" 프레임 공격을 하는 것이 민주당의 습관이다. 사법개혁은 의사나 기술자의 설명도 듣지 않고 그 고유의 전문적 영역을 뒤튼 것과 같다. 진정 사법부의 민주적 통제 같은 게 염려되었으면 법조 진입의 문호를 개방하고 대표성을 높이는 개혁안이 나왔을 것이다.
보스가 아무리 선을 넘어도 신앙처럼 '이해하기 위해서 믿고' 보스를 맹종하는 것이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라고 치환해버리는 보수당은 또 하나의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 혁신도 절윤도 없는 지금의 국민의힘을 택하는 건 민주적 폭주에서 권위주의적 집단주의로 옮겨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개인ㆍ논쟁 없는 집단ㆍ투쟁 강요는 아무 명분도 효과도 가지지 못한다.
그런데 사실 이 두 망상은 교차시켜도 성립한다. 독재라는 기득권론을 내세우는 보수와 이재명 '반대 의심분자'들을 솎아내 린치하기에 여념이 없는 민주..
이 시대에 이성적인 시민이라면 양비론자이어야 한다.
10년 전 쯤의 양비론자가 허무주의자에 가까웠던 것과는 다르다고 본다. 10년 전엔 적어도 예컨대 박근혜 탄핵에 동조하면서 민주-보수 거대양당에 속하지 않는 양비론자들을 국민의당ㆍ바른정당ㆍ바른미래당 등 제3지대 중도ㆍ보수정당이나 진보정당이 흡수했다. 또 기본적으로 양대 정당이 중도를 향한 경쟁을 하던 시절이었다. 이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