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의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지도 모른다.
그동안은 보수진영의 궤멸이니 하는 말에 코웃음을 쳤지만, 이대로 이번 지선에서 참패하는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근본적 수준에서 정국 재편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이 상태로 수도권이라는 중원에서 민주당을 어떻게 상대한단 말인가?
게다가 영남에서조차 미묘하게 불안정한 신호가 있다고 한다. 당연히 당장 뒤집힌다고 보는 건 과장이지만 절대 얕볼 수는 없는 신호이다. 총선 때까지 알아서 필연적으로 민주당이 약화될 거라고 보는 건 과한 낙관이다. 문재인 정부 때와 달리 이재명 정부의 민주당은 폭력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공세적이고 여론 지형을 자신들의 우위로 유지하기 위해 맞불작전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현재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중도층을 전혀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2024년 총선 때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계엄ㆍ탄핵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다. 박근혜 탄핵과는 비교되지 않는 심각한 사안이다. 국정농단과 계엄은 비할 수 없다. 게다가 박근혜는 재임기간 대개 권위와 여유로운 지지를 확보하고 있었다. 윤석열은?
이 추세대로면 승리는 열에 아홉의 확률로 불가능하다. 이번 지선에서 참패하면 뒷수습할 대안을 전부 박살낸 국민의힘이 수습은커녕 다시 일어설 수나 있을까.. 그나마 있는 107석도 식물야당이 될 것이다.
(따져봐야 의미도 없지만) 실은 승리를 해도 문제이다. 장동혁과 친윤 체제의 독선이 계속되면 이미 구심력을 잃은 것도 모자라 아예 원심력이 표가 나게 강해질지도 모른다.
국민의힘이 유지되는 건 비윤 특히 친한에 대한 지분을 비주류라도 최소한 남겨는 둔다는 전제가 있었다. 끝까지 버틴 뒤 주류 교체를 도모하겠다는 것이 한동훈의 기본 전략이었으니.
하지만 제명이라는 최악의 독수를 썼으니, 이제 지선에서 패배하면 국민의힘은 정말 진지하게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안철수ㆍ오세훈 등의 자리도 그들이 당내 영향력이 더 컸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당의 단합과 해당이라는 명분으로 숙청당했을지도 모른다. 헌데 선거 참패를 하고도 언젠가 국민은 반드시 알아준다며 또다시 친윤 지도부를 올리겠다는 게 당원들의 의지라면? 어차피 정치에선 명분이란 만들면 있는 것이기도 하고.
물론 공짜 점심은 없고, 인이 있으면 과가 있는 법이다. 그럴수록 보수진영은 점점 수렁에 빠질 것이고, 민주당이 정말로 개헌선을 확보하는 미래도 불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윤석열과 보수생존 중엔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 이건 이제 가치판단의 문제조차 아니고 감정적으로 의리니 하는 말로 덮을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