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과 현실의 기로에서

by 남재준

어렸을 때 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 작가를 만난 적이 있다. <율리시스 무어>, <센추리 게임>, <사이보리아> 등 현실감과 상상력을 절묘하고 아름답게 배합한 그의 작품들을 정말 좋아했다. 그가 만든 악역인 '스펜서 선장'의 나이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 그가 재미있어 했던 것 같다. 뒤에 시리즈들은 번역되지 못했는데 이탈리아어를 배워서 직접 읽고 싶다 했던 것이 아직도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 작품들을 비롯해 어렸을 때 읽었던 아동문학작품들은 독자에게 말을 걸듯이 시작하는 점들이 인상적이었다. 그때는 작가가 되고 싶기도 했고, 매해 국어 교과서를 새로 받을 때마다 실린 글들이 무엇일까 설레며 펼쳐 보기도 했었다. 독서박람회였나 에서 닐 게이먼의 <코랄린>을 사기도 했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 점만큼은 좋았다. 지금은 상상력이라고는 거의 없는 것 같으니까. 왜 바칼라리오 작가가 상상과 현실을 다루었는지 약간은 알 것 같기도 했다.

율리시스 무어 제11권 '재의 정원 Il Giardino di Cenere' 표지 일러스트 by Iacopo Bru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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