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상적 세계관

by 남재준

나는 군상극 같은 것을 좋아한다.
엔딩도 등장인물 각각의 결말을 한 번씩 비추는 것이 좋다.
모든 사람이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고 자기 서사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는 내가 인간을 보는 방식 자체에 가깝다.
나는 늘 사람을 추상적 범주나 기능으로 보기보다, 각자의 맥락과 감정, 축적된 시간을 가진 존재로 보려는 쪽이니까.

“주인공만 남고 나머지는 배경으로 사라지는 세계”보다,

“모두가 각자의 삶으로 다시 흘러가는 세계”가 더 진실하게 느껴지는 거다.
그래서 그런 엔딩에는 묘한 위로도 있다.
이야기가 끝나도 세계는 끝나지 않고,
누구는 실패한 채 살아가고 누구는 조금 행복해지고 누구는 여전히 애매하고 누구는 예상 밖으로 변해 간다.
그게 오히려 현실과 닮아 있다.

삶은 깔끔한 승패나 폐막으로 끝나지 않고, 각자 다른 속도로 계속되니까.

내게 한 사람은 한 세계이고 한 세계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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