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의 정치'는 '배제의 정치'와 같이 위험하다.
반대만을 이유로 역사적 정체성ㆍ이념ㆍ정책ㆍ정치 스타일이 모두 다른 정당과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은 비이성적이고 순리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의 선출도 퇴출도 모두 민의를 기다릴 일이지 스스로 이런 심각한 비일관성을 보이면서까지 목을 맬 일이 아니다.
더구나 다른 무엇보다 국민의힘은 위헌계엄ㆍ탄핵 사태의 책임을 면할 수 없고 지난 국정농단ㆍ탄핵 사태에 이어 이번 사태는 87년 이후 축적ㆍ발전해 온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붕괴 시도였다.
보수 진영은 지난 탄핵 이후 10년도 지나지 않아 더 큰 헌정위기를 가져오고도 그 사태 당시의 내각에 있었으며 그 직후 책임조차 인정하지 않은 자를 후보로 선출했다.
이로 보아 그들의 사과의 진정성을 전혀 신뢰할 수 없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설령 사과가 진심이라 하더라도 적어도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재집권을 말한다는 것은 염치가 아예 없는 것이다.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무관한 사람이 거의 아무도 없고 또 그날 밤에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다수는 매우 의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자칫 계엄해제의결이 되지 않거나 그 의결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무시해 버리면 무법적 사태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계엄 사태에 이를 때까지 국민의힘은 여당으로서 대통령을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실질적 총재로 하는 '정무부' 같았으므로 간접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이재명에 대한 반대가 이러한 점들을 누를 수는 없다.
더구나 이낙연은 민주화의 종가를 자처하는 민주당원임과 DJ의 후계자임을 강조해 왔다.
DJ는 유의미한 야당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노태우 측의 삼당합당 당시 합당 제의를 거절했고 보수정당은 독재ㆍ산업화 세력이다.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경멸하진 않더라도 정치적으로 지지하고 함께할 수는 없는 것이다.
또한 DJ는 역사는 길게 보면 발전한다라고 하였고 민주주의는 민의를 존중하는 것이니, 이번 대선에서 국민이 이재명을 택하더라도 다시 그와 싸우고 민의가 그를 퇴출시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번 이낙연 전 대표의 선택은 최초의 탈당과 마찬가지로 민주당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현 주류가 '이낙연은 국민의힘과 내통하고 있다'라는 취지로 강변해 왔는데 그것이 마치 입증된 것 같이 되었으므로 민주당 내 온건파ㆍ중도파는 더욱더 스스로 이재명에 반대할 생각이 없음을 자기변명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이는 비록 이낙연이 비명계의 전부를 대표하진 못하더라도 주요 정치인으로서 의미를 가져왔기에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