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은 대통령의 가족을 평가하는 장이 아니다

이준석ㆍ유시민의 후보 가족 관련 발언에 관하여

by 남재준

별로 말할 가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언급해 둔다.

우선 어떤 사안에 관하여 판단할 때, 그 기준 내지 규범적 전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예컨대 이번 사안의 경우, 내가 볼 때 규범적 전제는 '대선은 대통령 후보의 자질ㆍ비전ㆍ정책을 평가하는 것이지 대통령 후보의 단순한 개인적 사생활이나 그 가족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대통령 후보의 부인이나 아들에 대한 말이 논쟁거리인 것처럼 은근히 키우는 건 불필요하다고 본다.

2022년 대선, 2025년 대선 나아가 모든 대선에서 일관된 기준은 우리는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이고 가족의 문제는 공적 사안이나 규범 등과 직결된 부분에서만 다루어야 한다는 점이다. (내가 이재명 후보에 반대하는 것은 김혜경 여사나 그 아들 때문이 아니다.)

또한 '선진 민주정의 대선은 단지 투표가 전부여서는 아니 되고 사회문제ㆍ정책의제가 충분히 다루어지는 담론장이 되어야 한다.'라는 규범적 전제에서 볼 때, 이번 대선은 그게 아니라도 이미 질적으로 한참 저하된 선거라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다.

'왜 그런 표현을 쓰느냐', '왜 그런 취지를 그런 식으로 말하느냐' 하는 문제들보다 훨씬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필요한 것이다.

첨언하면, 유시민 작가는 북한 문제를 다룰 때에도 소위 '내재적 접근법'이라는 것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본인이 '이 사람의 입장에서 본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과 다른 사람들이 '이 사람의 입장에서 본 것이다'라고 생각한 것은 당연히 다를 수 있다.

그 내재적 접근법은 결국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으며 자신의 고정관념 등의 존재라는 한계를 전제하고 출발한다.

더구나 이번에 유 작가가 설난영 여사를 두고 한 말은 그 자신의 부적절한 편견과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김문수 후보가 민주당 소속 인사였어도 설 여사에 대해 그런 평가를 했을지 싶다.

최근 민주당과 연관 인사들의 기본자세는 '절대로 당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이는 이제까지의 '저들이 그렇게 하더라도 우리는 그리 하지 않고 우리대로 성심을 다한다'라는 자세가 '순진하다'라는 반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러한 자세가 결국 길게 보면 발전으로 이어졌다.

최근의 여론이나 언론 나아가 정치사회적 담론이 우리나라에 지금 필요한 문제를 다루지 않고 계속되는 진영과 감정 다툼 등으로 사회적 집중력을 소모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하게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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