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국에 대한 냉소적 평가와 전망

by 남재준

역사는 정반합의 구조로 깔끔하게 넘어가지 않는다.

현재의 상황을 명분으로 후환의 소지를 만들면 결국 미래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순리이다.

윤석열 정권을 타도하면 민주정부가 정의롭게 나라를 바꾼다?

순진하고 단순하기 그지없는 인식이며 구상이다.

윤석열 정권 타도ㆍ심판을 위해 이당제당의 논리로 힘을 몰아주었으나 이제는 역으로 그것이 후환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무리 호남계로 인해 고생을 많이 했더라도, 문재인 정부 재임기간 내에는 '다른 목소리'가 있었으며, 그 때 이미 금태섭 징계 사건 등 당내 다원주의에는 경고음이 있었다.

소수에 대한 린치에 민감한 자유주의자인 나로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와는 별도로 격노했었고 그것을 제대로 단속하지 않는 문재인 전 대통령도 안이하다고 여겼었다.

친문 중 강경파와 종래 당내 최좌파이자 강경파인 친명이 주류가 되니 민주당은 그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대선 패배에 대해 진보정당의 탓을 하고(정작 제16대 대선만 해도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있었고 상당히 득표했지만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었다) 선거제도개혁을 뭉개면서 진보정당이 완전히 제도정치에서 밀려났다.

당내 공천에서 비명횡사로 불이익을 감수해가며 소신발언을 했던 비이재명계가 완전히 밀려나면서 그나마 내부적으로 이재명 당시 대표를 견제할 세력이 전무해졌다.

연립여당이라는 말은 있어도 '위성여당'이라는 말은 없는데, 총선에서 민주당 그늘 아래 의석을 얻고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으니 조국혁신당ㆍ진보당ㆍ사회민주당ㆍ기본소득당은 위성여당이다.

실질적으로 보면 강고한 양당 구도로 돌아간 것이며, 위헌계엄ㆍ탄핵 사태를 거치며 명분이 취약해진데다 구심점이 없어져 무주공산ㆍ춘추전국으로 들어선 국민의힘을 고려하면, 이제 막 집권한 민주당은 당내외를 막론하고 누구도 막을 수 없게 됐으며 90%가 '자발적으로' 이재명 대통령에 충성한다.

과거 친노ㆍ친문패권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현재 민주당 내외에는 아무런 장애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친명패권이라는 말조차도 나오지 못하는 것이 진정한 패권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진보언론은 이제야 이재명에 대한 비난과 비판을 구분해 후자에 주목하기 시작하는 모양이지만, 너무 늦었다.

최진봉 교수의 말대로 이재명 대통령을 총통이니 괴물이니 하는 자극적인 수식어를 갖다붙이며 비난하니 정상적인 비판까지도 도매급으로 이재명에 대한 선입견ㆍ편견으로 묻혀버렸다.

나는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으며, 더구나 이재명 대통령 정도로 강한 권력을 쥔 사람은 더욱 그렇다고 본다.

겉으로는 포용ㆍ통합ㆍ민주주의를 말하고 실제로는 흑백논리ㆍ다수의 독선ㆍ포퓰리즘을 펼쳐온 것이 일관되게 이재명의 정치 논리ㆍ수법을 보여준다.

따라서 나는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털끝만큼도 신뢰하지 않으며 기대도 전혀 없다.

견제 받지 않은 권력을 만든 것은 국민이므로, 그 대가도 국민이 스스로 치러야 할 것이며 그때 가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탓해도 소용 없을 것이다.


https://naver.me/FSSIJCTX


작가의 이전글재정 전략 없는 지출이 왜 실용이고 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