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세기의 누드 회담: 처칠 vs 루즈벨트
장소: 1941년 겨울, 미국 백악관 귀빈실 욕실
등장인물:
윈스턴 처칠 (67세): 영국의 수상. 배 나온 불독 스타일. 수치심이란 걸 태어날 때 엄마 뱃속에 두고 나옴.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국의 대통령. 휠체어 탑승. 예의 바르지만 오늘 인생 최대의 안구 테러를 당할 예정.
(무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욕조. 처칠, 핑크빛 살결을 자랑하며 목욕 중이다. 입에는 물에 젖지 않게 고개를 빳빳이 들고 시가를 물고 있다. 손에는 브랜디 잔이 들려 있다.)
처칠: (코로 연기를 뿜으며) "푸우우- 역시 목욕은 뜨거워야 제맛이지. 미국 놈들, 다 별로지만 뜨거운 물 하나는 잘 나오네. 좋아, 아주 좋아."
(꿀꺽, 브랜디를 원샷한다. 그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린다.)
루즈벨트 (밖에서): "윈스턴? 안에 있소? 급하게 상의할 안건이 생겼는데..."
처칠: (목소리 톤을 높이며) "오! 프랭클린인가? 들어오시오! 문은 열려 있소!"
(끼익- 문이 열리고 휠체어를 탄 루즈벨트가 비서도 없이 급하게 들어온다.)
루즈벨트: "미안하오, 윈스턴. 하지만 ‘유럽 전선’ 문제 때문에 급하게... 엇?"
(루즈벨트, 욕조에 둥둥 떠 있는 거대한 핑크색 물체(처칠)를 보고 멈칫한다.)
루즈벨트: (당황하며 고개를 돌림) "아... 맙소사. 목욕 중이셨군. 내가 타이밍을 못 맞췄소. 나중에 다시 오겠..."
처칠: (갑자기 욕조 물을 철퍼덕! 소리 나게 치며) "아니오! 나가지 마시오! 전쟁에 ‘나중’이 어디 있소? 지금 당장 이야기합시다!"
루즈벨트: "아니, 그래도... 상태가 좀... 너무 ‘자연인’이지 않소?"
처칠: "영국의 수상은 1분 1초가 아깝소!"
(처칠, 갑자기 결심한 듯 욕조에서 벌떡 일어난다. 중요 부위? 가리지 않는다. 수건? 잡지 않는다. 오직 입에 문 시가만이 맹렬하게 타오른다.)
효과음: (웅장한 BGM) 빠바밤-!
효과음: (물 떨어지는 소리) 주르륵... 뚝...
루즈벨트: (동공 지진, 휠체어를 급하게 뒤로 물리며) "으악! 윈스턴! 제발! 수건! 수건이라도 좀 두르시오! 내 눈!!"
처칠: (위풍당당하게 배를 내밀며 뚜벅뚜벅 걸어 나온다. 물 뚝뚝 떨어지는 몸으로 루즈벨트 코앞까지 다가감)
처칠: "프랭클린, 날 똑바로 보시오."
루즈벨트: "못 보겠소! 외교적 결례를 범하고 싶지 않지만, 이건 시각적 폭력이오!"
처칠: (씨익 웃으며 시가를 뻐끔거림) "보시오, 프랭클린."
(처칠, 양팔을 쫙 벌리며 자신의 알몸을 과시한다.)
처칠: "보시다시피, 대영제국의 수상은 미합중국의 대통령에게... 숨기는 것이 단 하나도 없소이다!"
(정적. 루즈벨트의 안경이 김 서림 때문에 뿌옇게 흐려진다.)
루즈벨트: (한숨을 쉬며 안경을 벗어 닦음) "...당신, 진짜 미친 영감태기군."
처칠: (능청스럽게) "이게 바로 투명한 외교 아니겠소? 자, 이제 연합군의 전략을 짜볼까? 난 준비됐네. 아, 엉덩이가 좀 시리니 가운은 입고 하지."
(처칠, 그제야 수건을 집어 들고 콧노래를 부르며 엉덩이를 닦는다.)
루즈벨트: (혼잣말) "히틀러보다 저 영감탱이가 더 무서워지려고 해..."
[내레이션/자막]
이날의 '알몸 외교' 덕분이었을까? 미국과 영국은 2차 대전에서 그 어느 때보다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며 승리했다. 물론, 루즈벨트는 그날 이후 처칠이 묵는 방에 들어갈 때마다 노크를 세 번 하고 심호흡을 했다고 전해진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