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 - 나 가거든

음악, 상념

by 남킹

https://youtu.be/TmBUspbL1q4


극한의 고통이 그를 휘어잡았다.

곧 터져버릴 숨이 그의 오장육부를 쥐어짜고 있었다.

의식이 사라지고 환각이 찾아왔다.

임마누엘 암스는 어머니의 눈길이 느껴졌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푸른 눈동자에 서린 알 수 없는 슬픔이 먼지로 흩날렸다.


이윽고 드론이 천천히 그의 곁을 찾아왔다.

총구 옆에는 은빛으로 반짝이는 명판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Googol"

그는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를 휘감던 공포를 덜어내는 절망감속으로 뛰어들었다.

“푸우우···”

그는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아주 길게 숨을 내 뱉었다.

하지만 그것 뿐이었다.

그를 향하던 드론의 총구가 멈칫 하더니 서서히 몸체 속으로 들어갔다.

뒤따라 들어오던 다른 드론의 총구도 더 이상 그를 겨냥하지 않았다.

오히려 굉음과 지독한 먼지를 일으키며 드론은 그의 곁을 서서히 물러났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작금의 현실에 넋이 나간 듯 한동안 누워있었다.

그리고 모든게 사라졌다.

바람소리만 선명하였다.

기계 소음이 사라지니 자연이 내는 멜로디가 다가왔다.

그는 일어나 천천히 걸음을 뗐다.

발 끝에 먼지가 일었다.

그는 최대한 생각을 아끼려고 하였다.

널부러진 잔해가 침묵속에 누워있다.

이렇듯 허망하게, 아무것도 아닌 세상이 될 줄 진작에 알았다면, 아귀처럼 탐욕스런 삶을 인간이 살았을까?

그의 표정과 생각은 점차 두꺼운 베일 속으로 빨려드는 듯 하였다.

깨진 벽돌과 잔해 사이로 통로처럼 누군가 다녀간 길들이 이어졌다.

그는 최대한 주위를 살피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바람속에 비닐과 먼지, 잡초가 휩쓸려 떠다녔다.

그렇게 이 거대한 죽은 도시를 홀로 지나갔다.

적어도 살아 숨쉬는 것은 그와 날파리 뿐인 것 처럼 보였다.

인간은 이미 알고 있었다.

종말이 오기 전부터 이미 이러한 사실을 주지하고 있었다.

삶은 고통의 다른 이름인 것을.

저 너머 가물가물한 아지랑이 속으로 그의 미래가 꼼지락거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끝없는 고통이 예정된 내일.

그는 소름끼치게 도 너무 많은 학살을 보고 말았다.

오삭하고 끔찍하거나 더럽고 추악한 풍경이 온 세상에 늘린 것이다.

살아남기 위한 환멸이 서서히 그를 휘어 잡았다.

그는 천천히 그의 배낭에서 비닐 봉지를 꺼냈다.

그리고 한 주먹의 분말 크리스탈을 움켜쥔 뒤 입속에 털어 넣었다.

그리고 수통의 물을 꿀꺽꿀꺽 삼켰다.

그리고 조용히 눈을 감고 드러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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