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상념
구골(Googol). 10의 100제곱을 가리키는 숫자. 즉, 1 뒤에 0이 백 개 달린 수.
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
하지만, 구골은 블루마인드(BlueMind)라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을 개발한 기업으로만 사람들의 뇌리에 박혀있다.
시작은 가벼웠다.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인간과 자웅을 겨루는, 다소 이벤트적인 시합이 펼쳐졌다.
<구골 블루마인드 챌린지 대회> 첫 작품은 <오메가바둑>이었다.
당시 세계챔피언 이창오와 7연전이 벌어졌다.
아슬아슬하지만 인간이 4승 3패로 승리를 가져갔다.
세상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다음은 푸르가엔터테인먼트(Purga Entertainment)에서 출시한 실시간 전략 게임, 문크래프트(MoonCraft) 였다.
세계 랭킹 1위 이요한과 펼친 5연전은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오메가문>은 전방위적으로 인간 대표를 압박하며 전승을 거두었다.
사람들은 열광했다.
기업은 핵심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모델로 머신러닝 도입을 서둘렀다.
거의 모든 대학이 신경과학(neuroscience) 학과를 개설했다.
놀라운 신경망 네트웍, <블루 알 네트웍 (Blue R-network)>이 구축되었고, 범용 학습 알고리즘에 근거한, 지각과 인지, 비전 시스템의 혁신 기술이 속속들이 세상에 선보였다.
세상은 이제 인공지능이 제시한 장밋빛 미래에 푹 잠겨있었다.
**********
블루마인드의 공동 창업자이자 책임 연구원인 쉐임 암스 (Shame Arms) 박사는, 만삭의 아내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쳐다봤다.
“내 손끝에서 우리 아들이 누릴 멋진 세상이 펼쳐질 것이오.” 그는 보름달처럼 부푼 아내의 배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AI가 탑재된 드론이 하늘을 가득 채우게 될게요.
그들은, 창조주인 사람을 위해 자신이 무엇을 봉사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터득하게 될게요.”
하지만 아내는 슬픈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저는 그저 AI가 사람을 닮지 않기를 바랄 뿐이에요.
인간은 너무 폭력적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