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시포스

블라드 체페슈 5

by 남킹

게임


알베르는 결국, 4단계도 마치지 못하고 쓰러져 일어날 줄을 몰랐다. 나는 할 수 없이 그를 살균실에 데려가서 가스로 죽였다. 나는 맛있게 구운 그의 대가리 요리를 기대하며, 녹화한 동영상을 비디오 에디터에게 넘겼다. 그리고 지시했다. 모든 TV에 그의 영상을 송출하고 준비한 자막을 내보내라고….


잠시 후, 카지노에 있는 모든 TV 화면에 동굴 영상이 떴다. 알베르가 동굴 입구에 서 있고 그의 앞에는 파란 구멍과 빨간 구멍이 놓였다. 그리고 자막이 흘렀다.


<블라드 체페슈 실시간 서바이벌 1 + 1 동굴 게임. 파란 구멍이냐? 빨간 구멍이냐? 과연 그는 어느 구멍을 선택할 것인가? 당신이 맞추면, 베팅한 금액만큼을 추가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시간은 단 60초. 서둘러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직원들을 시켜 준비한 <휴대용 베팅 리모컨>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 리모컨에는 자신의 방 호실과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인증 과정을 거친 후, 베팅 금액 입력란과 빨간색 버튼과 파란색 버튼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표시가 나타났다. 그리고 밑에는 60초의 시간이 1초씩 줄어들고 있는 액정 화면이 보였다. 0초가 되기 전에 모든 입력을 마쳐야만 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베팅 금액은 최소 10,000달러로 책정하였다.


처음에 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난 새 게임에 어리둥절하면서 수군대기만 하였다. 당연히 참여한 사람도 극소수였다. 물론 나는 이것을 예상하였다. 아무튼 나는 처음 베팅한 결과를 신속하게 보고 받았다.


<1단계 참가자 수 : 13명, 빨간 구멍 : 9명 (110,000달러), 파란 구멍 : 4명 (40,000달러)>


나는 비디오 컨트롤 실 담당자에게 연락했다. 알베르가 빨간 구멍으로 들어가는 영상을 내보내라고. 그래, 이건 미끼였다. 처음에는 당첨자가 더 많아야 했다. 그래야 입소문이 삽시간에 퍼질 것이고 그들을 따라 수많은 물고기가 미끼를 덥석덥석 물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카지노에 모인 몇몇 사람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인간은 영악하다. 특히 부자들은 더 영악하다. 그들은 대번에 이 간단한 게임을 이해하고 베팅을 하기 시작했다. 곧 2번째 결과가 나왔다.


<2단계 참가자 수 : 66명, 빨간 구멍 : 44명 (890,000달러), 파란 구멍 : 22명 (440,000달러)>


2단계도 당연히 빨간 구멍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러자 카지노에 함성이 떠나갈 듯이 울려 퍼졌다. 나는 그 순간, 나의 뛰어난 지략과 비상하기 짝이 없는 능력에 감개무량하여 눈물까지 흘렸다. 나는 서둘러 나의 멋진 동굴을 탐방할 2번째 후보자를 뽑았다. 이번에는 좀 더 튼실하여 최소 5단계 이상은 버틸 수 있는 인간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차츰차츰 그리고 아주 신중하게 적은 사람이 선택한 구멍이 당선될 수 있도록 조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굴 게임의 참가자는 입주자 대부분이 참가하는 인기 게임이 되었다. 그리고 나의 통장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주 당연하게도, 빈털터리 입주민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을 꼬드겨 동굴로 차례로 내보냈다. 그렇게 그들은 내게 모든 돈을 바치고, 결국에는 자기 몸도 고기로 바쳤다. 사람들은 자기 이웃이 사라지는 줄도 모르고 게임에 열광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언제까지 이 장난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입주민들도 눈과 귀가 있는데 차츰차츰 줄어드는 주위의 이웃들에 대하여 의심을 안 할 수는 없는 법. 하지만 나는 언제나 꿰고 있었다. 시작할 줄도 알면 끝낼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이 모든 것을 끝낼 마지막을 위하여 모든 것을 조금씩 조금씩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입주민이 절반쯤 줄어들었을 때 나의 마지막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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