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oon - I lived on the Moon

by 남킹

3.


나는 거리로 나와, 팔을 내려뜨린 채, 이리저리 좁은 골목을 차분하게 걷는다. 창가에 어른거리는 행인, 광고판, 자동차, 쓰레기통, 종려나무, 나의 얼굴이 굴곡을 이루며 지나간다. 그런 광경이 너절하게 발생하고, 몇 번의 방향 뒤틀기가 이어지면, 어느새 먼지를 품은 회색 도로가 넓어지기 시작하고, 나의 상념은, 마치 내 머릿속, 후갑판의 두꺼운 해치를 윈치로 감아올리듯 끙끙거리며, 조소 어린 기억의 냉담함에 부딪히곤 한다. 그건 고통이고 통증이다. 그러므로 나는, 늘 하루에 한두 시간 정도 눈을 붙인 것을, 위안이라는 안줏거리로 삼고, 어지러웠던 간밤 꿈자리의 연속에 취하기를 바라거나, 나도 알 수 없는 망상을 창조하기를 소망한다.


혹은, 하이퍼 리얼한 외관 안에, 현대인이라면 의당 그러함을 추구하듯이, 딱딱한 갑피를 덮고 숨어들기를 원한다. 나를 형용하고, 왜곡하고, 협소한, 하지만 멋진 외관의 아바타 말이다.


신의 땅 물의 꽃 (13).jpg
거짓과 상상 혹은 죄와 벌 (1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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