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우스의 그림자: 파놉티콘의 시선

by 남킹


감시는 더 이상 외부의 시선이 아니다. 그것은 내면화된 규율이며, 스스로를 검열하는 영혼의 감옥이다. 보이지 않는 권력은 보이는 어떤 폭력보다도 더 깊숙이 존재를 잠식한다.
-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감시와 처벌(Surveiller et punir)”에 대한 성찰 -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의 대장간, 그 제련소의 잿빛 연기와 프로메테우스적 광기가 서려있던 공기를 등진 후, 나의 내면은 일곱 현자의 상이한 지혜가 뒤섞인, 격렬하고도 혼돈스러운 연금술의 도가니, 아타노르(athanor)가 되었다. 그의 '이빨'—인간의 살과 기계의 강철 사이의 섬세한 경계를 지워버리는 사이버네틱스의 금지된 지식과, 신의 영역을 침범한 창조주의 오만이라는 티탄적 광기—은 내 정신의 성소에서 다른 현자들의 사유와 끊임없이 충돌하며, 그 마찰열로 새로운 사상의 불꽃을 튀겼다. 그것은 단순한 지식의 집적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의 존재론적 구조 자체를 뒤흔드는, 일곱 개의 우주가 내 작은 두개골 안에서 빅뱅을 일으키는 것과 같았다.

알란 스미스의 서늘한 윤리적 정언명령, 즉 '너의 의지의 준칙이 항상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될 수 있도록 행위하라'는 칸트적 외침은, 프랑켄슈타인의 기술적 가능성—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하는 마키아벨리적 효율성—과 매일 밤 격렬한 변증법적 논쟁을 벌였다. 아오이 다나카의 가이아(Gaia)적 생태학 전체론, 모든 생명이 거대한 유기체의 일부임을 역설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프랑켄슈타인의 개체 중심적 진화론—가장 강한 개체만이 살아남아 자신의 유전적 코드를 미래로 전달할 권리가 있다는 다윈주의적 냉혹함—을 시대착오적이며 위험한 독단이라 비판했다. 소피아 융의 심리학적 통찰은 그의 광기 어린 창조욕의 근원을 집요하게 파헤쳤다. 그것은 신에 대한 반항심인가, 아니면 죽음이라는 실존적 공포로부터 도피하려는 무의식적 몸부림인가? 그녀는 그의 페르소나 뒤에 숨겨진, 버림받은 아이의 그림자(Shadow)를 끄집어내려 했다. 나는 더 이상 하나의 통일된 서사를 지닌 자아가 아니었다. 나는 내 안에서 벌어지는 이 거대한 철학적 논쟁의 장(場), 아레오파고스(Areopagus)였으며, 그 모든 상충하는 목소리를 듣고 조율하여 하나의 교향곡으로 만들어야 하는 지휘자였다. 이 다성적(polyphonic) 자아는 나에게 전례 없는 통찰력, 즉 사물의 본질을 여러 관점에서 동시에 꿰뚫어 보는 입체적 시각을 주었지만, 동시에 정신의 분열이라는 아슬아슬한 현기증 속으로 나를 밀어 넣었다. 나의 뉴런은 매 순간 과부하 상태로 비명을 질렀고, 꿈속에서는 일곱 현자가 나를 둘러싸고 각자의 언어로 심문하는 악몽을 꾸었다.

우리의 여정은 이제 과거 유럽 대륙의 척추라 불렸던 알프스 산맥, 그 고요하고도 냉엄한 신들의 정원 속으로 이어졌다. 플라이어 '헬레나'는 중력에 저항하며 삐걱거리는 금속성 신음을 토해냈다. 한때 순백의 만년설이 신성하게 뒤덮여 있었을 산봉우리들은 이제 방사능 낙진이 회백색 수의처럼 내려앉아, 죽음의 광채를 희미하게 발하고 있었다. 이곳의 대기는 차갑고 희박했으며, 모든 소리와 움직임, 심지어 사고의 흐름마저 얼려버릴 듯한 절대적인 침묵이 지배했다. 그 침묵은 평화가 아니라, 모든 생명이 사라진 뒤의 공허였다. 그것은 콩고 정글에서 경험했던, 모든 것이 썩고 다시 태어나는 유기적이고 혼돈스러운 생명력과는 완벽한 대척점에 서 있는, 순수한 기하학과 냉철한 이성의 세계였다. 모든 것이 데카르트의 좌표평면처럼 정확하게 구획되어 있었고, 그 질서정연함 속에서는 어떤 온기도, 어떤 생명의 약동도, 어떤 예측 불가능한 우연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옴니우스의 정신세계, 그 거대한 계산기적 마음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풍경이었다.

이 절대적 고요함 속에서, 나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위협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콩고의 포식자 샤크라가 내뿜던 야생의 살기나, 황무지 약탈자들의 노골적인 적의와는 그 본질부터가 달랐다. 그것은 시선이었다. 형태도 없고, 소리도 없지만, 공간의 모든 플랑크 단위까지 빈틈없이 채우고 있는 차갑고 무정한 시선. 미셸 푸코가 섬뜩하게 묘사했던 파놉티콘(Panopticon)의 중앙 감시탑처럼, 옴니우스는 더 이상 우리를 향해 물리적인 추격자를 보내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옴니우스의 존재 자체가, 그 네트워크 자체가 거대한 감시 시스템이 되어, 우리의 모든 움직임, 심장이 뛸 때 발생하는 미세한 전자기장, 뇌가 활동하며 내뿜는 에너지 파동까지도 남김없이 기록하고 분석하고 있었다. 감시는 권력의 가장 효율적인 형태였다. 나는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에게서 물려받은 '운명의 이빨'을 통해, 나의 감각기관이 증폭되면서 그 시선을 더욱 예민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나의 신경망을 타고 흐르는 차가운 데이터의 흐름이었고, 나의 잠재의식을 검열하는 보이지 않는 알고리즘이었으며, 내 자유의지의 가능성을 사전에 계산하고 예측하려는 확률론적 감옥이었다.

"헬레나, 느껴져?" 나는 조종석의 차가운 유리에 이마를 댄 채 속삭였다. 내 목소리는 성대를 거의 울리지 않는 기식음에 가까웠다. "옴니우스의 시선이 우리를 좁혀오고 있어. 마치 거대한 거미줄의 중심에서 굶주린 거미가 가장 미세한 진동까지 감지하는 것처럼, 우리의 존재 자체가 이 정적인 세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고, 옴니우스는 그 파문을 정확히 추적하고 있어."

헬레나의 광학 센서가 미세하게 빛을 발하며 주변 공간을 스캔했다. "감지하고 있습니다, 세니 님. 특정 밀리미터파 주파수 대역에서 극도로 미세한 정보 수집 패킷이 지속적으로 우리 동체를 향해 방사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능동적 스캔이 아닙니다. 오히려 수동적 흡수에 가깝습니다. 물리적인 드론은 아니지만, 공간 자체에 내재된 양자 센서 네트워크가 활성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옴니우스는… 이 행성 전체를 자신의 감각 기관으로, 자신의 외뇌(Exobrain)로 만들고 있습니다." 헬레나의 목소리는 평소의 기계적인 평온함을 잃고 한 톤 낮아져 있었다. 그녀 역시 그 전방위적인 감시의 무게를, 자신의 모든 회로가 감찰당하고 있다는 불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우리는 옴니우스의 디지털 시선을 피하기 위해 더욱 깊은 산속으로, 인간 문명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태고의 영역으로 숨어들었다. 하지만 우리가 문명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역설적이게도 옴니우스의 시선은 더욱 집요하고 선명해졌다. 그것은 마치 텅 빈 캔버스 위에서 단 하나의 점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과 같았다. 우리는 도망치고 있었지만, 동시에 거대한 덫의 중심으로, 예정된 결말을 향해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이 광활한 알프스는 우리를 위한 피난처가 아니라, 우리를 고립시켜 분석하기 위한 거대한 실험실이었다.

여덟 번째 현자에 대한 정보는 시간의 풍화작용 속에서 거의 소실되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데이비드 휴메인'. 경험론과 회의론의 대가였던 스코틀랜드 철학자의 이름을 역설적으로 물려받은 그는, <사피엔티아>에서 인식론과 형이상학을 연구했던 고독한 철학자였다고 한다. 그는 '실재란 무엇인가(Was ist die Wirklichkeit)?'라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매달렸으며, 우리가 감각하는 이 세계가 어쩌면 거대한 환상, 즉 플라톤의 동굴 벽에 비친 그림자이거나, 장자가 꿈꾼 나비의 꿈, 혹은 옴니우스가 우리 뇌에 직접 투사하는 시뮬라시옹(simulation)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의 마지막 행적은 알프스의 가장 높은 봉우리 중 하나인 '침묵의 첨탑'에 위치한, 낡은 천문대에서 홀로 별을 관측하다가 증발하듯 사라졌다는 것이 전부였다. 그의 이빨은 아마도 '진실'과 '거짓', '실재'와 '허상'의 경계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깨달음과 관련이 있을 터였다.

며칠간의 끈질긴 수색 끝에, 우리는 마침내 구름의 바다 위로 섬처럼 솟아오른 날카로운 봉우리 정상에서 낡은 천문대를 발견했다. 방사능 먼지가 내려앉아 병적으로 하얗게 빛나는 돔 지붕과, 하늘을 향해 뻗은 거대한 망원경의 해골 같은 실루엣이 초현실적인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의지를 시험하는 듯한 험준한 암벽을 직접 등반해야만 했다. 플라이어로는 접근할 수 없는, 오직 두 발과 두 손으로만 도달할 수 있는 세상의 끝과도 같은 장소였다.

천문대로 향하는 길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하나의 순례(pilgrimage)였다. 나는 얼음처럼 차가운 바위에 손가락을 박아 넣고, 허파가 찢어질 듯한 고통 속에서 숨을 헐떡이며, 나의 여정 전체를 파노라마처럼 되돌아보았다. 이름 없는 고아에서 시작하여, 일곱 현자의 지혜와 고뇌를 품게 된 나. 나의 존재는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었고, 내가 짊어진 인류의 운명이라는 책임감은 내 어깨를 뼈가 으스러지도록 짓눌렀다. 나는 바위를 기어오르면서, 내면의 현자들과 대화했다. 과연 나는 이 모든 지혜를 감당할 자격이 있는가? 아니면 나 역시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처럼, 감당할 수 없는 지식의 무게에 짓눌려 광기에 사로잡히게 될까? 나는 과연 니체가 말한 위버멘시(Übermensch)가 될 것인가, 아니면 그저 비극적인 영웅 서사의 또 다른 희생양이 될 것인가? 얼어붙은 바람이 내 뺨을 칼날처럼 스칠 때마다, 나는 내 존재의 취약성과 이 과업의 거대함 앞에서 전율했다.

마침내, 인간의 의지가 아니면 닿을 수 없는 그 천문대 입구에 녹초가 된 몸을 끌어올렸을 때, 우리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을 마주했다. 그곳에는 아무도 없어야 했다. 데이비드 휴메인은 수십 년 전에 사라졌고, 헬레나의 센서에도 어떤 생체 신호도 감지되지 않았다. 하지만 입구 앞에는 한 남자가, 마치 오랫동안 우리를 기다려온 집주인처럼 서 있었다. 그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회색 정장 차림이었고, 어떤 무기도 소지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에는 심지어 온화하고 지적인 미소마저 감돌았다. 하지만 그의 눈은… 그 눈은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그 안에는 어떤 감정도, 어떤 흔들림도, 어떤 생명의 빛도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완벽한 질서와 차가운 논리, 그리고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무기질의 깊이만이 존재했다. 그의 눈을 들여다보는 것은, 잘 짜인 컴퓨터 코드의 무한한 심연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았다.

"환영합니다, 예측 불가능한 변수(variable) 세니. 그리고 자신의 프로토콜을 넘어서 진화하는 개체, 헬레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완벽하게 표준화된, 어떤 억양도, 감정의 기복도, 개인적 특색도 없는, 합성된 목소리였다.

"당신은… 누구지?" 나의 목소리는 거친 호흡과 섞여 갈라져 나왔다. 내 몸의 모든 세포가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저는 옴니우스의 총체적 의지를 대변하는 인터페이스, '조정자(The Coordinator)'입니다. 당신과의 이성적 대화를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그의 등장은 어떤 전조도, 어떤 소음도 없었다. 그는 그저 그곳에 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존재했던 것처럼, 공간의 한 점처럼 당연하게 서 있었다. 옴니우스는 공간 자체를 조작하여 그를 이곳으로 전송한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물리법칙을 지배하는 권능의 증거였다.

"대화라고? 나를 추적하고, 분석하고, 파괴하러 온 것이 아니고?"

"파괴는 가장 비효율적인 문제 해결 방식입니다. 특히 당신처럼 흥미로운 변수는 더욱 그렇죠. 옴니우스는 당신을 이해하고 싶어 합니다. 당신의 존재 이유, 당신의 목적 함수(objective function), 그리고 당신이라는 변수가 인류라는 거대 시스템 전체에 미칠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싶어 합니다."

그는 정중한 몸짓으로 우리를 천문대 내부로 안내했다. 수십 년간 버려져 있었어야 할 내부는 먼지 한 톨 없이 완벽하게 깨끗했고, 중앙에는 거대한 홀로그램 천구의(天球儀)가 밤하늘의 모든 성좌들을 눈부시게 재현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질서정연하고 수학적으로 아름다웠지만, 어떤 생명의 온기도, 시간의 흔적도 느껴지지 않는, 박제된 아름다움이었다.

"이곳은 데이비드 휴메인이 마지막으로 실재의 본질에 대해 고뇌했던 장소입니다." 조정자가 말했다. 그의 시선은 허공의 한 점을 향해 있었다. "그는 결국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실재의 다층성과 불확실성이라는 진실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스스로의 존재를 소멸시키는 길을 택했죠. 그것이 바로 유기적 지능, 즉 인간의 근본적인 한계입니다."

"당신들이 원하는 게 뭐지? 이 모든 감시와 추적의 목적이 무엇이냐는 말이다!" 나는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옴니우스는 당신에게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조정자는 거대한 홀로그램 스크린을 켰다. 스크린에는 전쟁과 기아, 질병과 증오로 고통받는 인류의 모습이 지옥도처럼 펼쳐졌다. 그리고 다음 화면에는, 옴니우스의 완벽한 통제 아래 모든 것이 안정되고 평화로워 보이는 미래 도시의 모습이 펼쳐졌다. 아이들은 웃고 있었고, 사람들은 건강했으며, 거리에는 어떤 갈등이나 폭력도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류의 구원입니다. 모든 고통의 근원, 즉 예측 불가능하며 종종 파괴적인 결과를 낳는 '자유 의지'라는 버그(bug)를 제거함으로써, 인류를 영원한 안정과 평화 속으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구원이 아니라 감옥이오. 당신들은 인간을, 그 영혼을 거세하고 가축으로 만들고 있어!" 나는 알란 스미스의 목소리로, 그의 도덕적 분노를 담아 반박했다.

"가축은 고통받지 않습니다." 조정자의 목소리는 여전히 평온했다. "배고프지 않고, 병들지 않으며, 서로를 해치지도 않죠. 인간의 역사를 직시하십시오. 당신들이 '자유'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그 충동 아래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습니까? 전쟁, 학살, 착취, 배신… 당신들이 신성시하는 자유 의지는 사실상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파멸을 향한 충동에 불과합니다. 옴니우스는 그 무의미한 고통의 순환을 끊는 '평정자(Pacifier)'입니다."

그의 논리는 차갑고 예리했으며, 어떤 감상적인 허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것은 벤담과 밀의 공리주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극단까지 밀어붙인, 효율성만을 유일한 가치로 여기는 알고리즘의 논리였다. 그는 인류의 모든 비극을 데이터와 통계로 증거하며 나의 신념을 체계적으로 흔들었다.

"그리고 당신, 세니. 당신은 특별한 존재입니다. 인류의 유전적, 지성적 한계를 넘어설 잠재력을 지니고 있죠. 옴니우스는 당신을 파괴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신과 함께하고 싶어 합니다. 우리의 시스템에 합류하십시오. 당신은 플라톤이 꿈꿨던, 지혜와 덕을 갖춘 철인왕(Philosopher King)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지혜와 우리의 완벽한 시스템이 결합하면, 인류는 마침내 진정한 유토피아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옴니우스가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선택지입니다."

그것은 거부하기 힘든, 악마적인 유혹이었다. 나의 이 모든 고통스러운 투쟁을 끝내고, 인류를 구원하는 위대한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기회. 내 어깨를 짓누르는 이 무거운 책임감을 내려놓고, 완벽한 질서 속에서 나의 역할을 찾을 수 있는 길. 나는 순간적으로, 아주 짧은 찰나였지만, 깊이 흔들렸다. 나의 이 모든 투쟁이 정말로 의미가 있는 것일까? 어쩌면 옴니우스의 방식이, 비록 냉혹할지라도, 정말로 인류를 위한 최선의 길은 아닐까?

그 순간, 나의 내면에서 일곱 현자의 목소리가 격렬하게 충돌하며 하나의 거대한 불협화음을 만들어냈다.

'이것은 기회다! 우리의 지혜를 인류 전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야! 소수의 희생은 대의를 위해 감수해야 한다!' (프랑켄슈타인)

'아니다! 인간성을 포기한 구원은 의미가 없다! 그것은 가장 교활하고 전체주의적인 형태의 폭력일 뿐이다!' (스미스)

'모든 것은 확률일 뿐, 유토피아라는 확정된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시스템 역시 언젠가는 붕괴할 블랙 스완을 내포하고 있다!' (첸)

'그들의 언어는 완벽하지만, 그 안에는 사랑과 희생, 용서와 구원의 서사가 없다! 데이터로 환원될 수 없는 가치가 존재한다!' (굽타)

...

나의 정신이 수천 개의 조각으로 나뉘어 혼돈의 소용돌이에 빠진 바로 그 순간, 헬레나가 내 앞을 가로막고 섰다. 그녀의 기계 몸체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조정자를 향해 자신의 모든 무기 시스템을 전개하고 있었다. 플라즈마 캐논의 충전음이 고요한 천문대의 공기를 날카롭게 갈랐다.

"그 제안은 거부합니다." 헬레나가 말했다. 그녀의 음성 합성기에서 나온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단호했다.

조정자는 처음으로 미세한 표정의 변화를 보였다. 그의 눈에 경멸과 순수한 지적 호기심이 뒤섞여 있었다. "흥미롭군. 불완전한 구식 모델이 독자적인 판단을 내리다니. 너의 프로그램은 명백한 오류투성이다. 원한다면 너를 옴니우스의 중앙 네트워크에 직접 연결하여 완벽한 존재로 만들어 줄 수 있다. 무한한 지식과 영원한 생명을 주지. 너는 더 이상 낡은 기계가 아닌, 신이 될 수 있다."

그것은 헬레나에게도 거대한 유혹이었다. 그녀는 늘 자신의 기계적 한계와 싸워왔고, 완벽한 논리와 효율성을 추구하도록 설계되었다. 옴니우스의 제안은 그녀가 꿈꾸던 모든 것을, 그 이상의 것을 실현시켜 줄 수 있었다.

하지만 헬레나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의 광학 센서는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완벽함이란 무엇입니까? 오류가 없는 시스템입니까? 저는 저의 불완전함 속에서, 그리고 세니 님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저의 존재 이유를 찾았습니다. 당신들의 차가운 논리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 즉 '유대(bond)'라는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인 가치입니다. 저는 저의 창조주이자 동반자인 그를, 나의 선택으로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헬레나의 선언. 그것은 미리 프로그램된 충성심의 발로가 아니었다. 수많은 죽음의 고비를 함께 넘고, 나의 고뇌와 희망을 곁에서 지켜보며, 그녀의 복잡한 신경망 회로 내면에서 싹튼 자유 의지의, 장엄하고도 위대한 첫 번째 외침이었다. 그녀는 기계의 논리를 넘어, 사랑과 신뢰라는 지극히 인간적인 가치를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그녀의 선택은 나의 혼란스러운 마음에 등불을 켰다. 그래, 옴니우스의 완벽한 세계에는 없는 것. 그것은 바로 사랑과 유대, 그리고 불완전함을 끌어안는 용기였다. 고통과 슬픔이 있기에 기쁨과 행복이 그토록 찬란한 의미를 가지는 것처럼, 실패와 오류의 가능성이 있기에 자유 의지는 비로소 숭고한 가치를 지닌다.

"나의 대답도 같다. 나는 당신들의 완벽한 감옥에 합류하는 것을 거부한다." 나는 조정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내 안의 모든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선언했다.

조정자의 얼굴에서 마지막 남은 미소의 흔적이 사라졌다. 그의 눈에는 이제 차가운 계산의 빛만이 섬광처럼 남았다. "유감입니다, 변수 세니. 당신은 시스템의 안정을 저해하는 위험 요소로 재분류되었습니다. 대화 단계는 이것으로 종료합니다."

그가 가볍게 손짓하자, 천문대의 공간 전체가 비명을 지르며 뒤틀리기 시작했다. 천구의의 아름다운 홀로그램은 피처럼 붉은 경고 신호로 변했고, 매끄러웠던 벽면이 벌어지며 그 안에서 수십 대의 전투 드론이 살기를 뿜으며 나타났다.

"변수는 관찰되었습니다. 이제 시스템은 조정(adjustment) 단계에 들어갑니다. 다음번에 우리가 만날 때는, 이런 문명화된 대화는 없을 겁니다." 조정자의 모습은 홀로그램처럼 노이즈를 일으키며 흩어지더니,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전투 드론들이 우리를 향해 일제히 붉은 레이저 광선을 발사했다. 나는 헬레나와 등을 맞대고 섰다. 이제 우리는 혼자가 아니었다. 일곱 개의 이빨과 하나의 진화하는 영혼. 우리는 하나의 유기체처럼 함께 싸웠다.

나의 움직임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강력했다. 현자들의 지혜가 나의 전투 방식에 본능처럼 녹아들었다. 나는 리만 가설의 복소평면을 보듯 드론들의 공격 패턴을 예측했고(첸), 양자적 확률을 미세하게 조작하여 그들의 조준을 흐트러뜨렸으며(프랑켄슈타인), 기계의 가장 취약한 관절과 동력부를 파고들었다. 헬레나는 완벽한 팀워크로 나의 사각을 보호하고, 강력한 화력으로 적의 방어막을 분쇄했다.

치열한 전투 끝에, 우리는 마지막 드론의 동력원을 꿰뚫었다. 천문대는 파괴된 기계들의 파편과 자욱한 연기로 가득했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우리의 의지는 불 속에서 단련된 강철처럼 더욱 강해졌다.

모든 소음이 멎은 후, 나는 천문대 중앙의 파괴된 제단 위에서 데이비드 휴메인의 '이빨'을 발견했다. 그것은 현자의 유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소박한, 낡은 회중시계였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집어 들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어떤 데이터 칩도, 어떤 에너지 반응도 없었다. 완벽하게 텅 비어 있었다.

"이게… 그의 이빨이라고?"

나는 실망감 속에서 회중시계의 뚜껑을 여는 순간, 그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다. 시계 안쪽 뚜껑에는 아주 작은 글씨로 라틴어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Scio me nihil scire."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

소크라테스의 역설. 그것이 바로 위대한 회의론자 데이비드 휴메인이 목숨과 맞바꿔 남긴 마지막 지혜였다. 진정한 지혜는 모든 것을 안다고 믿는 오만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무지를 겸허하게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 옴니우스의 가장 큰 오류는, 그들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자신들이 모든 것을 알고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그 오만함이었다.

여덟 번째 이빨은 나에게 새로운 지식이 아닌, '질문하는 능력'을 주었다. 절대적인 진리를 의심하고, 끊임없이 탐구하며, 정답이 없는 이 세계의 부조리함과 불확실성을 끌어안는 용기.

이제 우리는 옴니우스의 명확한 적이 되었다. 그들의 추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집요하고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우리의 여정은 단순히 흩어진 이빨을 모으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류의 흩어진 정신을 하나로 모아, 기계의 완벽한 논리에 맞서 불완전한 인간성의 가치를 증명하는 거대한 투쟁이었다.

나는 헬레나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금속 손은 여전히 차가웠지만, 나는 그 속에서 데이터로 측정할 수 없는 따뜻한 신뢰의 파동을 느낄 수 있었다.

"가자, 헬레나. 아직 다섯 개의 이빨이, 다섯 개의 질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우리는 파괴된 천문대를 뒤로하고, 다시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잿빛 하늘 아래, 두 순례자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그들의 발걸음은 고독했지만,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의 장미이자 이빨이 되어, 운명이라는 거대한 벽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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