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의 작은 여행길 이야기
중대 물빛공원의 특별한 아침 산책길
판교역에서 새로 개통한 경강선(판교 여주간) 전철을 타고 두 정거장만 가면 삼동역입니다. 삼동역 편의점에서 음료와 간식거리를 보충한 뒤 2km 떨어져 있는 '중대 물빛공원'으로 향합니다. 개통기념 무료 시승행사기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무척 많습니다.
중대 물빛공원은 2012년에 농업용수로 사용되던 저수지를 따라 2km의 산책로를 만들면서 조성된 수변공원입니다. 길지는 않지만 아침 산책길에 피어오른 물안개를 보면서 잠시 일상의 잡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입니다.
산책로에는 물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벤치가 몇 군데 있습니다. 이곳에서 잠시 편의점에서 사 온 아침 간식으로 요기를 하며 상념에 잠겨보시기 바랍니다.
산책로 끝에 다다르면 작은 제방이 나옵니다. 꽃 터널도 있고 왼쪽으로는 시원하게 트인 저수지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제방 끝에 도착하면 우측(저수지 반대쪽)으로 계단이 있어 제방 아래로 내려가실 수 있습니다. 이 길을 따라가면 경안천 자전거길로 이어지며 양평이나 용인으로 가실 수 있습니다.
제방 끝에는 작은 동산이 있고 그 위에 정자가 있습니다. 정자 올라가는 길에 있는 물빛공원이 훤히 보이는 작은 공간도 있으니 오르셔서 잠시 벤치에서 물을 내려다보며 쉬어가보세요. 기분이 차분해집니다.
하루의 시간을 온전히 내실 수 있다면 물길을 따라 경안천 자전거길로 들어서서 라이딩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북쪽으로 올라가면 두물머리를 지나 양평까지 이어지는 자전거 여행을 할 수 있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용인 중앙시장까지 자전거 길이 이어집니다. 중간에 에버랜드도 들릴 수 있습니다. 양평에서는 버스나 전철을 타고 돌아올 수 있으며, 용인에서는 경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복귀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경전철에는 접이식 자전거라도 탑승을 허락하고 있지 않으니 브롬톤을 타시는 분들은 커버를 씌우고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브롬톤의 크기는 가로세로 높이 합이 150㎝ 이하이므로 전철 수화물 규정에 부합합니다. 단, 커버를 씌우셔야 합니다)
멀리 갈 생각이 아니라면 물빛공원에서 나와 가까이에 있는 9Block 이라는 매우 큰 갤러리 겸한 커피전문점에 들리실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들고 간 책도 읽으시고 글도 쓰시면서 커피 한 잔 하면 좋습니다.
9Block은 매우 넓고 가구 제품들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빵도 팔고 브런치 메뉴도 있으니 아침 삼아 드셔도 좋을 것입니다. 가구가 전기되어 있는 구석구석에도 손님들이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배치해놓았으니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아 좋은 시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잠시.. 물빛공원에서 9Block 커피전문점에 이르기 중간에 식당과 카페들이 몇 군데 있습니다. 이중 Cafe Craft라는 곳과 같은 건물 2층에 있는 9천 원짜리 한상차림 한정식도 느낌이 좋고 바로 옆에 육면이라는 특이한 면을 하는 맛집도 있으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카페는 아주 착하게 생긴 두 분이 운영하시는 곳으로 분위기가 정갈하고 작은 방에 빔프로젝터까지 설치되어 있어 모이기도 좋은 곳으로 생각됩니다. 분위기는 아래 사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곳에서 나오면 300번 시내버스를 타면 분당선 야탑역에 내릴 수 있습니다. 시간은 10여 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같은 정류장에서 3-1번을 타면 모란역으로 갈 수 있습니다. 모란역은 4일과 9일로 끝나는 날마다 열리는 전국 규모의 커다란 모란장 (오일장)이 열리는 곳입니다. 구석구석 아직 시골장 정취가 남은 큰 규모의 오일장이니 날짜를 맞추어 들려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모란에서는 바로 인근에 탄천 자전거길로 나설 수 있습니다. 거기서 서울방향으로 한강으로 약 15킬로 미터를 달려가실 수 있으며 남쪽으로 분당으로 내려가실 수도 있습니다. 어떤 방향으로든 마음에 드는 자전거 여행길을 구성하실 수 있습니다.
분당으로 내려가실 때는 탄천 자전거길로 가는 방법도 있지만 성남대로 좌측길(동편)을 따라가시면 숲 속 오솔길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실 수 있습니다. 이 길을 찾는 방법은 길가에서 보이는 작은 인공폭포를 찾아가시면 됩니다. 오솔길이 끝나면 아파트 안쪽 단지 내 도로를 이어가며 다시 탄천 자전거길로 내려가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숨은 길이 아침 산책길로 아주 좋습니다. 이런 길을 발견하는 순간은 마치 작은 선물을 받는 기분이 들곤 합니다.
이상의 길을 정리하면 아래 지도와 같습니다. 판교역에서 경강선(판교 여주간) 전철을 타고 삼동역에서 하차하여 지방도를 따라 2킬로 미터 정도 내려가 중대 물빛공원 산책길에 도착합니다. 다시 그 산책길 끝에 있는 제방을 따라 큰길로 나가서 9Block이라는 커피전문점에서 브런치와 커피를 한잔 하시고 그곳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야탑역이나 모란역으로 돌아옵니다. 모란역에서는 탄천 길을 따라가실 수도 있고 특히 분당으로 오시는 길은 탄천 길 말고 위에서 언급한 숨겨진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실 수도 있습니다.
물론 물빛공원 제방에서 경안천 자전거길로 나서 양평이나 용인으로 가실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하루 정도 잡으셔야 합니다. 행복한 작은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