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소희가 알려준 진실은 그녀에게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매니저로서 늘 그녀 곁을 지켜주며 힘이 되어준 지훈이, 그녀를 배신하고 @TrueVoice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괴롭혀 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그가 대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무엇을 노리고 있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다음날 아침, 유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거울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흔적이 얼굴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눈가는 짙은 다크서클로 물들었고, 얼굴은 창백했다. 하지만 지금은 외모를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지금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진실을 밝히고 이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유나는 핸드폰을 들고 다시 소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희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유나야, 어젯밤 괜찮았어? 많이 충격받았을 텐데...”
“응, 잘 자지는 못했어. 하지만 이제는 내가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 지훈과 마주해야 해. 더 이상 그를 피할 수 없을 것 같아.” 유나는 다짐하듯 말했다.
소희는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네 말이 맞아. 그를 만나서 직접 확인해야 할 것 같아. 하지만 혼자서 너무 무리하지는 마. 만약 필요하면 내가 같이 가줄게.”
유나는 소희의 말에 감사했지만, 이번에는 혼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녀가 저지른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스스로 나서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기보다는,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고마워, 소희야. 하지만 이번에는 나 혼자 해볼게. 이 문제는 내가 해결해야 할 것 같아.” 유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유나는 지훈과의 만남을 위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훈은 평소처럼 친근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지만, 이제는 그 목소리마저도 위선처럼 느껴졌다. “유나야, 무슨 일이야? 요즘 얼굴 보기 힘들더라. 잘 지내고 있어?”
유나는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 “지훈 오빠, 나 할 얘기가 있어. 오늘 저녁에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을까?” 지훈은 의아한 듯 물었다. “갑자기 무슨 일이야? 뭔가 심각한 것 같네.”
“그래, 좀 심각한 얘기야. 그래서 꼭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어.” 유나는 최대한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지훈은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알았어. 오늘 저녁에 우리 자주 가던 카페에서 볼까?”
유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전화를 끊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제는 모든 진실을 마주할 시간이었다. 지훈과의 만남에서 그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그리고 그가 @TrueVoice라는 계정을 어떻게 만들고 그녀를 괴롭히게 되었는지 직접 물어볼 수 있을 것이다.
저녁이 되자 유나는 약속 장소로 향했다. 카페에 들어선 유나는 이미 익숙한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는 지훈을 발견했다. 그는 평소처럼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맞이했다.
하지만 유나는 그 미소 뒤에 숨겨진 진짜 모습을 이제는 알게 되었다. 그가 자신을 배신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유나는 지훈 앞에 앉으며 차분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여전히 편안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무슨 일이야, 유나? 요즘 많이 힘들어 보이던데.”
유나는 그 말을 듣고 잠시 망설였다. 그리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 “오빠... 나 모든 걸 알고 있어.”
지훈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지만, 그는 여전히 침착한 목소리로 물었다. “뭘 말하는 거야?” 유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응시했다. “@TrueVoice... 그 계정이 오빠라는 걸 알고 있어.”
그 순간, 지훈의 얼굴이 확연히 굳어졌다. 그는 잠시 침묵하며 유나를 바라보다가, 마침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누가 그걸 말해줬어?” 유나는 소희에게서 들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이 상황을 스스로 해결하고 싶었다.
“그건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왜 그런 일을 했냐는 거야. 왜 나를 괴롭힌 거야?” 유나의 목소리는 점점 더 격앙되기 시작했다.
지훈은 잠시 한숨을 내쉬더니, 마침내 입을 열었다. “유나야... 너는 정말 몰랐을 거야. 내가 널 얼마나 좋아했는지, 얼마나 네 곁에 있고 싶었는지.
하지만 넌 늘 나를 무시했어. 네가 인플루언서로서 성공할수록, 나와의 거리는 점점 멀어졌어. 나는 그저 네 곁에 남아있고 싶었을 뿐인데, 넌 나를 투명인간처럼 여겼어.”
유나는 그의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자신에게 그렇게 깊은 감정을 품고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럼 그래서 나를 괴롭힌 거야? 나한테 복수하려고?” 유나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지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복수하려고 했던 건 아니야. 그냥... 널 깨닫게 해주고 싶었어. 네가 얼마나 이기적인 사람인지, 네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는지 말이야. 네가 저지른 실수들을 다시 한번 마주하게 하고 싶었어.”
유나는 그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자신을 도와주고 있는 매니저였지만, 동시에 그녀의 삶을 뒤흔들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까지 왜곡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니 믿기 힘들었다.
“그럼 @TrueVoice가 나한테 보낸 메시지들은 다 일부러였던 거야? 내 과거를 폭로하려고 했던 것도?” 유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지훈은 잠시 침묵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가 마주해야 할 진실이라고 생각했어. 너는 늘 완벽한 척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잖아. 나는 그 진실을 네가 마주하길 원했어. 네가 더 이상 그 완벽한 가면 뒤에 숨어있지 않길 바랐어.”
유나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자신을 도우면서 동시에 그녀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었다. 그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었든, 그녀는 이제 그가 자신의 적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오빠... 정말 그게 맞는 일이었을까? 나한테 이런 식으로 하는 게?” 유나는 눈물을 참으려 했지만, 눈가가 뜨거워졌다.
지훈은 유나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도 내가 잘못했을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나는 그저 네가 달라지길 바랐어.”
유나는 그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더 이상 그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 그가 가진 감정은 왜곡된 것이었고, 그의 방식은 잔인했다.
“이제 그만 끝내, 지훈 오빠. 더 이상 나한테 그런 짓 하지 마. 난 내 방식대로 이 상황을 해결할 거야.” 유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지훈은 유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마 네 말이 맞을지도 몰라. 하지만 기억해, 유나야. 진실은 언제나 드러나게 되어 있어.”
유나는 그 말을 끝으로 카페를 나섰다. 차가운 밤공기가 그녀의 얼굴을 스쳤지만, 이번에는 더 이상 도망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와 마주해야 했고, 그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카페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유나는 지훈과의 대화를 곱씹으며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것을 느꼈다. 배신감, 슬픔, 분노,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의 왜곡된 감정에 대한 연민까지도.
이제 유나는 더 이상 지훈에게 의존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었고, 그와의 관계를 끝내는 것이 최선이었다. 하지만 그가 말한 것처럼, 그녀는 자신의 과거를 마주해야 했다. 그것만이 그녀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유나는 핸드폰을 꺼내 다시 소셜 미디어를 확인했다. 여전히 팔로워들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었고, 그 속에서 몇몇은 그녀에 대한 의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숨을 수 없어,’ 유나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그녀는 스스로에게 속삭였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이 뭔지 알아. 진실을 밝히고, 다시 시작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