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장] 끝나지 않은 어둠

by 정진일

[15장] 끝나지 않은 어둠


소희와의 대화를 끝낸 유나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눌 수 없었다.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소희마저 자신을 배신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그동안 믿고 의지했던 모든 사람들이 결국 그녀를 배신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유나는 자신이 얼마나 외로운 사람인지 실감했다.


카페 밖을 나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걷는 동안, 유나는 여전히 소희의 눈물 섞인 고백을 되새겼다. 소희가 자신을 잃고 싶지 않아서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는 말이 진심이었는지, 아니면 그저 변명일 뿐이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가 정말 후회하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웠다. 한때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그조차도 믿을 수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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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다. 소셜 미디어를 떠난 것도,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과 거리를 둔 것도 결국에는 의미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망치려고 했던 과거와 배신은 계속해서 그녀를 따라왔고, 그녀의 삶을 망가뜨리고 있었다. 모든 것이 무너진 듯한 기분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유나는 소파에 몸을 던지고, 텅 빈 천장을 바라보았다. 마음속에서는 수많은 질문과 후회, 분노가 엉켜 있었다. 자신이 저지른 과거의 실수가 이렇게 큰 대가를 치르게 할 줄은 몰랐다. 그 실수는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무너뜨리고 있었다. 모든 것이 끝나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유나는 점점 더 깊은 우울감에 빠져들었다. 김수정의 부모님에게 사과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그녀를 완전히 용서하지 않았고, 자신이 그들에게 준 상처를 결코 회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제 가장 가까운 친구인 소희까지도 자신을 배신했다는 현실은 그녀의 마음속에서 남아 있던 마지막 희망마저 앗아갔다.


그녀는 더 이상 사람들을 믿을 수 없었다. 사람들이 그녀에게서 원하는 것은 단지 그녀의 실수와 잘못을 들춰내며 비난하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심으로 다가왔던 사람들마저도 결국은 자신을 해치려 했던 것이다. 유나는 모든 것을 잃은 기분이었다.




며칠이 흐른 후, 유나는 더 이상 카페에서 일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했지만, 그것조차 이제는 의미가 없다고 느껴졌다. 자신의 삶은 과거에 얽매여 있고, 그 과거가 그녀의 모든 선택을 지배하고 있었다.


유나는 사장님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카페에서의 일을 그만두었다. 그녀의 사장님은 놀랐지만, 유나의 결정을 존중해 주었다. "그동안 수고 많았어요. 항상 밝게 일해줘서 고마웠어요." 사장님의 말은 따뜻했지만, 유나는 더 이상 그 말에 위로를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숙인 채 카페를 떠났다.


이제 그녀는 완전히 혼자였다. 더 이상 기대거나 의지할 곳도 없었고, 믿을 사람도 없었다. 유나는 집에 돌아와 방 안에서 한참 동안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 주변의 모든 것이 정지된 듯한 기분이었다. 삶이 멈춘 것 같았다. 그러나 그 멈춘 공간 속에서 유나는 계속해서 자신을 돌아보고 있었다.


그날 밤, 유나는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잠을 이루려 할수록 머릿속은 어지럽게 돌아갔다. 그녀가 겪은 모든 일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자신이 저지른 과거의 실수, 김수정의 죽음, 부모님에게 남긴 상처, 그리고 소희의 배신까지. 모든 것이 끊임없이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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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어쩌면 소셜 미디어를 시작했을 때부터였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보다 더 이전에, 김수정을 괴롭히기 시작했던 그때부터였을 수도 있다. 그녀의 삶은 항상 겉으로는 화려했지만, 그 속에는 어두운 비밀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그 비밀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그녀의 모든 것이 무너진 것이다.


유나는 자신이 도망칠 곳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과거는 더 이상 숨길 수 없었고, 그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도 돌이킬 수 없었다. 김수정의 가족들, 그리고 그녀를 믿고 따랐던 사람들 모두에게 그녀는 상처를 남겼다. 그 상처는 그녀가 아무리 노력해도 치유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다음 날 아침, 유나는 오랜만에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며, 그동안 얼마나 많은 가면을 쓰고 살아왔는지를 실감했다. 화려했던 인플루언서 시절의 그녀는 이제 사라졌고, 남은 것은 그저 과거에 갇혀 있는 자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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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제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괴롭히는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어내고, 혼자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그 속에서 자신을 구해내야 했다.


유나는 결심이 서자마자 가장 먼저 소희와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기로 했다. 소희와 다시는 만나지 않기로 마음먹었고, 그녀에게 마지막 문자를 보냈다.


"소희야, 너의 고백은 고맙지만, 나는 더 이상 너와 함께할 수 없어. 네가 나를 배신했다는 사실은 나에게 너무 큰 상처였어. 이젠 서로 다른 길을 가자. 그동안 고마웠어. 잘 지내길 바랄게. “


문자를 보내고 나서 유나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소희와의 관계가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그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느꼈다. 소희의 배신을 더 이상 마음에 품고 살 수 없었다.


그 후, 유나는 지훈과의 모든 연결고리도 끊어냈다. 그의 연락처를 삭제하고, 그와 연관된 모든 흔적을 지웠다. 그녀는 그를 더 이상 떠올리고 싶지 않았고, 그로 인해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았다.


모든 관계를 끊어낸 유나는 이제 혼자였다. 하지만 그 혼자라는 상태가 오히려 그녀에게는 해방감을 주었다. 더 이상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은 무겁지만, 동시에 자유로웠다.




유나는 새로운 출발을 위해 집을 정리하고, 도시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더 이상 이곳에서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도시에는 그녀의 과거가 너무 깊게 얽혀 있었고, 그 속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그녀는 진정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없었다.


며칠 후, 유나는 도시를 떠나 작은 마을로 이사했다. 그곳에서 그녀는 조용히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더 이상 소셜 미디어에 의존하지 않고, 사람들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은 채, 오직 자신을 위해 살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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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마을에서의 삶은 매우 단순했다. 유나는 마을 도서관에서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기 시작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늘어갔다. 그곳에서는 아무도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고, 그녀 역시 자신의 과거를 드러내지 않았다. 그곳에서 유나는 진정으로 자신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유나는 완전히 과거를 떨쳐내지 못했다. 매일 밤이 되면 그녀는 여전히 김수정의 얼굴이 떠오르고, 자신이 저지른 잘못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 상처는 그녀가 아무리 새로운 삶을 살려고 해도 사라지지 않는 깊은 상처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유나는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그 상처에서 도망치는 대신, 그 상처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과거는 그녀의 일부였고, 그것을 없애려고 하는 대신, 그것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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