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의 힘?
영산강 종주. 133km. 담양에 오후 1시에 도착해 목포까지 달렸다.
나주를 지난 뒤로는 마땅히 잘 곳이 없어 내처 달렸다. 어두워진 뒤로는 아예 도중에 숙박하기를 포기하고 라이트를 켜야했다.
하구에 있는 몽탄대교를 건너고부터는 공사로 길도 끊기고 캄캄한 들판으로 난 희미한 농로를 따라 헤맸다. 모내기철이라 농부들이 늦은 밤에도 차량 라이트에 의지해 들일을 하고 있었다. 새카만 어둠 속에 드문드문 서 있던 그들. 누군가는 이때 이곳에서 돈벌이와 인연없는 이 일을 하기에 세상이 유지되고 있겠지.
자전거길을 잃어버린 뒤로 화산연꽃연못을 지나 하구언둑 인근 전남도청이 있는 남악지구까지는 자동차길을 달렸다. 밤10시가 다 돼 전남도청앞 숙소에도착.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140km를 한 번에 달렸다. 밥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 편의점 음식으로 늦은 저녁을 먹었다.
숙소를 구해 자고 아침 5시경 잠이 깨 게으름을 피우다 7시에 길을 나서 나머지 구간을 달렸다.
목포 터미널 앞 목포커피. 카피의 힘이 느껴지는 다방. 아이스라떼를 마시고 서울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