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대', 영어 안 해도 될까

by 나무지

외국어, 그 나라와 사람에 대한 존중


한국 문화의 열풍이 거세다.

그야말로 'K-문화'로 대변되는 '한국 시대'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이 넘친다.


해외여행을 가면 한국어 몇 마디는

할 줄 아는 사람들을 쉽게 만난다.

이제 우리는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배우지 않아도 될까? 아니다.

더 배워야 될 듯싶다.


대한민국이 각광받는 요즘,

외국인들은 우리나라를 더 알고 싶어 한다.

그들이 물어보면 대답을 해줘야 한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 음악을 알리는 인터뷰는

주로 영어로 진행된다. 물론 통역이 붙기도 한다.

하지만 한 다리 건너 전달되는 통역은

불편하고 불리할 때가 있다.

제한된 시간에 더 많은 질의응답이

불가능한 탓이다.


<오징어 게임>에서 주목받은 이정재가

해외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통역을 대동했다.

그러나 그다음부터는 자신이 직접 영어로

인터뷰하는 장면을 우리는 보았다.


국제 대회에 나가는 스포츠 선수도 이제

영어로 소감을 말해야 되는 현실이다.

최근 배드민턴이나 빙상 경기에 나간 선수들이

영어로 소감을 말하는 장면을 보았을 것이다.


한국이 주목받으면 받을을수록

외국어를 더 익혀야 될 성하다.

'답답하면 너희들이 한국어를 익혀라'라는

당당함은 자칫 오만불손으로 둔갑한다.


외국어를 익히는 것은

그 나라와 사람에 대한 존중이다.

한국어가 아무리 대세가 된다고 해도

우리는 그들의 언어를 익혀야 한다.



영어 가르치며 느낀 영어 교육


우리나라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가르친다.

물론 영유아기부터 이미 영어를 시킨다.

영어학원 유치부(일명 영어 유치원)에

들어가려는 경쟁을 치열하다.


그렇게 어릴 때부터 영어를 접하지만

성인이 되어서까지 영어를 잘하는 아이는

드문 듯하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사실상 영어는 수능 내신 체제로 들어간다.


중학교부터는 말하기로서 영어보다는

읽고 이해하기로서 영어에 몰두하게 된다.

어릴 때부터 영어를 가르쳐도

소기의 목적을 이루기 힘든 상황이다.


"어려서 영어를 배우면 나중에 잘하리라"는

내 생각은 항상 옳지는 않았다.

어린아이에게 영어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아랍어나 아프리카어나 다름없었을 터.


모방을 잘하고 스펀지처럼 흡수를 잘한다는

유아의 특성을 이유로 어린아이를 무턱대고

영어에 노출시키는 게 능사일까 싶은

순간도 있었다.


아이마다 영어에 대한 재능은 달랐다.

수리에 재능이 있는 아이는

영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편이었다.


여러 학습지를 거치고 학원을 옮기며

영어를 배우지만 대부분 옹알이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초보적이고 상식적인 회화 한 줌

움켜쥐는 걸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의 감성과 지성을 설득할 만한

영어 말하기 수준까지 가거나,

외국에 나가서 대한민국 평균치 지성을

대표할 정도의 영어를 말하려면

수백 배의 품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영어의 지름길: 지루한 반복과 연마


배우 김민하는 어릴 때 외국 영화를 보기 전에

그 영화의 바탕이 된 원서를 꼭 읽었다고 한다.

그녀는 드라마 <파친고>에서 주연을 맡았고

미국 토크쇼에서도 영어로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하였다.


김민하 이야기는 하나의 예일 뿐이다.

모두 김민하가 한 대로 하라는 말은 아니다.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려면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이 가미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어릴 때부터 영어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지 않다.

끈기 있게 끝까지 해나가는 뚝심과 일관성이

더 절실하다.


태권도를 어린 시기에 배운다고

모두 태권도를 잘하지 않는다.

청소년기까지 꾸준히 해서 기량을 쌓은 사람이

선수가 되든가 고수가 된다.


그렇지 않다면

'나 어릴 때 태권도 했어' 정도의

무용담 널어놓기에 그치고 만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어린 나이에 생색만 내서는 결실을 보지 못한다.


영어는 어릴 때부터 한다고

저절로 완성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 지루한 반복과 연마를 거쳐야

영어 능통이라는 영근 열매를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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