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고 싶다면 내려가라

by 나무지

정상에 오르고 싶은가?

내려감으로써 시작하라.

구름을 뚫을 만큼 높은 탑을 쌓고 싶은가

우선 겸양의 기초부터 다져라.


-히포의 성인 아우구스티누스 -

(St. Augustine of Hippo)



에베레스트나 지리산 정상이라야

정상인 것은 아니다.


뒷산 꼭대기에 올라

동네가 굽어보이는 경관를 보면서

마음이 즐겁고 상쾌하다면

거기가 정상이다.


내 깜냥에 맞는 높이에 올라

만족할 줄 알면 그것이 행복이다.


찬란하게 빛나는 밤하늘 별을

우주선 타고 곡절 끝에

찾아간다고 해도

그 별은 돌과 유황 독가스 가득한

황무지일지도 모른다.


하늘의 별을 따겠다고

위로만 손을 뻗느라

발치에 피어 있는 예쁜 꽃을

잊고 살지는 않는지.


정상까지 올라가보면

보이는 건 내리막길 뿐이다.


삶의 기쁨을 마음껏 맛보려면

마음을 낮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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