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계정에서 3년 전 일기를 가져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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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은 역할들에 충실히 살다 보니
미처 다 쏟아내지 못한
나머지 감정들이
이렇게 툭 저렇게 툭,
울퉁거리고 불퉁거린다
가지런히 모아 쓰는 것으로 해-소
할 수 있을까?
모난 것은 모난 대로 둥근 것은 둥근 대로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드러나는 글로
내가 아닌듯한 나로, 그러나 사실은 진실한 나로
그렇게 말이다.
부캐가 필요한 세상
어쩌면 익명성이 꽤나 쓸모 있겠다
실현하지 못한, 혹은 못할 꿈이든
감추고 싶지만 또 밝히고 싶기도 한 이야기든
쓰지 않고는 버텨낼 수 없는 아우성이든
하다못해 누군가를 흉보는 뒷얘기든,
내면의 나와 보여지는 내가 부딪는 모든 순간,
그 갈등의 고리들을 결국, 쓰는 것으로 풀어낼
바로 그 순간에!
내가 내가 아닌 것이 될 정도로 순수하고
일기를 쓰는 것 마냥 솔직하며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듯 용감하고
여한 없이 대담해지고 싶다.
언젠가는 글다운 글을 쓰고 싶다.
쓰고 쓰고 또 쓰다 보면
해소 이상의 무언가를 쓰는 날도 올지 모른다
글과 글 속의 신념을 다듬어 가며
그날을 기다려야겠다.
2022.1.12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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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듬어지는 중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