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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산책 Mar 07. 2024

봄이 온다,

나의 새로운 구독자분들 그리고 몇몇 짧은 단상


2019년 5월, 브런치를 처음 시작하고 독자님들을 만났다. 브런치 시작 2주만에 봉준호 감독이 칸에서 상을 타고 느낀 소회를 적은 글이 다음 메인에 걸려 단숨에 조회수 10만을 넘겼다. 신기했다. (현재 그 글은 15만명이 넘게 읽었다) 한국을 떠나기 전 한 때 영화를 사랑했던 사람으로서, 한국 영화계에  큰 애정이 있던 사람으로서, 영화인들과 교류하며 가까이에서 보고 느낀 나의 단상을 적은 것이었다.

그 후 프랑스 글들을 쓰기 시작했다. 아무도 얘기하지 않던 이야기들을 적어내려갔다. 모두가 '파리의 로망'을 말할 때 그 이면의 '진짜 이야기들'을 나는 하고 싶었다. 그 속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이 '나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유럽의 허위를 직시하게 하는 나의 글들은 엄청난 호응을 받았다. 그것은 나의 경험과 삶을 통해 얻어진 통찰이기 때문이었다. 내 글 중 10만 이상 조회수 글들 8개가 모두 그런 글들이다. 그 중에 2개는 2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1위는 28만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중이다.

코로나 시절 모두가 유럽과 서구 선진국들의 실태에 어리둥절할 때였다. 아무 간판도 없는 무명 작가는 단숨에 (1년반만에) 구독자 4천명을 넘겼다. 글을 쓸 때마다 달리는 엄청난 '좋아요' 와 '댓글' 수는 나를 들뜨게도 했다.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출판사가 나를 '발견'만 하면 될 거 같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의 첫 책은 나의 '극한 고독의 여정' <프랑스 오딧세이, 나를 만난 여정>으로 하고 싶었다. 두번째 책은 <프랑스는 낭만적이지 않다>로 하고 싶었다. 하지만 선명한 반란군 같던 나의 글들은 '대중성이 없다는 이유로' 출판사에서 거부되었다. "프랑스를 미화하는 글이어야 팔린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래. 기대하지 않았다. 진보의 탈을 쓴 지식인들의 말만 무성한 비겁함과 요란함을, 선민 의식으로 가득차 있는 그들만의 오만한 정의를 모르지도 않았다. 유럽중심주의라는 사대주의가 얼마나 우리 삶에 뿌리깊이 들어와있으며,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말하는 '진짜 지성인'이 없다는 건 슬픈 일이다.


한국 좌파의 본체가 프랑스 좌파고, 프랑스 좌파의 뿌리는 인정사정 없던 광기의 학살극을 벌인 자코뱅과 코뮤니스트(공산주의)들에 있음에도 그들의 폭력적 광기는 어느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 건강하지도 순수하지도 않은 '유럽발 진보 정신'이 현재의 모든 '정의를 앞세운 극단성과 폭력성'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그것은 또 다른 권력이고 군림이며 기득권일 뿐이라는 것을. 한국이 총선 국면이기에 할말은 많지만 오늘은 더 깊이 나가지는 않으려 한다. 그러나 조만간 다시 이것에 대해 얘기를 하려한다.

'좌파 우파'라는 이분법에 갇혀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유권자들을 위해. 상식보다 '적대감'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어버린 '비상식적 편견'에 매몰된 모두를 위해.



브런치에 글이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을 보면 봄이 오긴 오나보다. 실은 꽤 오래전부터 글이 쓰고 싶었지만 쓰지 못했다. 오래 집을 비운 사이 여전히 새로운 구독자님들이 구독을 눌러주신다. 새해에만 30명에 가까운 새구독자님들이 계셨다. 그 분들은 나의 글에 어떤 기대가 있으신 걸까. 오늘의 끄적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실까. 분명한 건 나는 앞으로 예전과는 조금 다른 글들을 쓰게 될 거라는 것 그리고 쓰고 싶은 게 많다는 거다. 그것들을 가끔 이곳에서 독자님들과 공유하게 될 것이다. 함께 나눈다는 건 멋진 일이기에.  


봄을 생각한다. 인연이 아닌 것들은 가고 새로운 인연들이 오는 것. 잔잔한 물결이 되어 봄을 맞는 아침. 내가 누구인지를 알게 된 나무는 담담하게 봄의 순을 바라본다. 지나간 겨울을 조용히 안을 수 있는 힘이 차올랐기에.
저마다의 자리에서 봄을 맞는 모든 이들을, 시간을 뚫고 자신을 거슬러 오른 모든 봄을 응원한다.





2019년 발행한, 나의 첫 브런치북


브런치 초기에 썼던 글들을 모은 책


2020년 완성했던 나의 브런치북
프랑스로 대표되는 '문명'의 허위를 통찰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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