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미움이 오래가면 생기는 구조
미움이 잠시 스쳐 지나가면
감정으로 끝난다.
하지만 오래 머무르면
형태를 갖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생각 하나다.
‘저 사람은 원래 그렇다.’
이 해석은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매번 새로 판단하지 않아도 되고,
기대했다가 실망할 필요도 없어진다.
이후 기억이 정리된다.
좋았던 장면은 흐려지고,
불편했던 순간만 또렷해진다.
마음은 스스로에게
일관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미움은 감정에서 벗어나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에서
그 이야기는
자기 자신과 연결된다.
‘나는 늘 상처받는 쪽이다.
’‘나는 이해받지 못한다.’
미움은 더 이상
특정한 사건이 아니라
정체성의 일부가 된다.
이때부터 미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미 감정이 아니라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은
같은 이유로,
같은 방식으로,
다시 미워하게 된다.
미움이 반복되는 이유는
감정이 강해서가 아니라,
이 구조가
이미 마음 안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