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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소리 Jan 27. 2023

나는 이 그림이 좋아

취향을 옮기는 일




   ‘나는 이 그림이 좋아’. 서점에서 책 한 권을 만지며 말했던 이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민음사 판 『노르웨이의 숲』 표지 그림을 처음 본 지 10년 가까이 지났지요. 그때의 나는 속으로 ‘당신은 고상한 안목이 있구나’하며 끄덕끄덕 받아들였을 뿐. 그림에 별다른 감흥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림의 작가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으며 그가 쓴 책도 읽어보았습니다. 어느새 나는 그 그림 앞에 서 있었죠.     




    사람의 취향이 나에게 옮겨온 데에 어떤 이유가 적확한지 모르겠습니다. 『노르웨이의 숲』에 나오는 ‘봄날의  실현인 친구가 있기에  그림마저 좋아하게 되어버린 걸까요. 아니면  그림을 좋아할 법한 사람으로 자라온 걸까요. 어쩌면  서점에서부터 머리는 모르게 몸이 좋아하리라 명했을 수도 있겠지요. 서서히 사라지는 파문처럼 불분명합니다. 엇비슷한 말로는, 서서히 번지는 녹물의 붓질처럼 ‘나도  그림이 좋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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