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로
요 근래 한 몇 년 간 여행 갈 의욕이 없었다. 만사 귀찮아서 그렇다기엔 일상의 루틴은 잘 이어나가고 있었는데 유독 여행엔 심드렁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다. 에너지 부족인가? 싶기도 했고 장시간 비행기 탑승에 대한 거부감인가? 싶기도 했다. 만약 그렇다면 난 너무 나태한 것 같아서 자책도 해봤다.
그러다가 뜬금없이 내린 결론은 일상생활에 대한 만족이었다. 유난히 여행이 고플 때는 일상에 지쳐갈 때였다. 조금만 더 참자, 하고 일 년을 보내고 나면 그런 인내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듯 여행을 내게 선물로 주곤 했다. 요즘 내 생활은 보상을 받을 만큼 치열하지도 않고 하기 싫은 일을 참고 인내하지도 않아서 보상이 딱히 필요 없었다. 일상이 평온 그 자체였다. 물론 이 평온을 얻기까지 쟁취의 나날이 있었다. 어렵게 자리 잡은 평온의 자리에서 욕심을 버리고 성취보다는 만족으로 그럭저럭 생활하고 있었다.
잘 닦아놓은 길을 타박타박 걸으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알찬 하루를 보내고 그 길로 다시 돌아오며 노을을 보는 일상. 늘 같은 듯 하지만 그 안에서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개발한 일상을 이뤄가고 있었다. 한 70퍼센트의 만족이었을까? 그쯤에서 정체기가 왔다. 만족도 70이 80을 향해 나아가지 못하고 내내 70에 머무를 것 같은 느낌은 어느덧 만족도를 조금씩 떨어뜨렸다. 시골 마당에 있는 물이 새는 양동이처럼 내 일상의 만족도는 졸졸 새어나가고 있었다.
가자!
어쩌면 나는 일상을 유지하며 만족스럽기보다 불편함을 회피하며 안주하려는 것 인지도 몰라.
부딪쳐보자. 용기를 냈다.
노르웨이로~